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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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32. 사목을 즐겁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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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새내기 신부입니다. 본당에서 나름으로 열심히 사목하고 있고 신자분들에게도 칭찬을 듣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서 제 마음이 무거워져 가는 느낌이 듭니다. 기도도 열심히 하고 사목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데 왜 갈수록 무거운 짐을 진듯한 느낌이 들까요? 어떤 분께 여쭈었더니 마귀의 장난이라고 하시면서 기도를 더 많이 하라고 하시는데 그런 것인지요?

답: 신부님의 열성은 본받을 만한 것입니다. 사목적 열정을 가진 신부님과 함께하는 본당 신자들은 복 받은 분들입니다. 또한 신부님 같은 분들은 ‘사제는 신자분들이 주시는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말이 이해가 될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인 것이지요.

그런데 왜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것인가? 물론 사람의 마음 안에 모순된 자아가 신부님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경향이 있음도 사실입니다(혹자는 이것을 마귀라고 합니다만 영성심리에서는 ‘내 안의 문제아’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마음의 특질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떠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할 때 자신에 대하여 부당하게 부정적 관념을 형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넌 아직 멀었어. 사람들이 널 몰라서 그렇지 널 알면 다 실망할걸” 하는 생각들이 마음 안에서 마치 조폭들처럼 설쳐댄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은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을 지치고 절망하게 합니다. 그리고 더 절망적인 노력을 하게 합니다. 즉 자신에 대하여 과도한 이상적 기준을 제시하고 그 수준에 도달하도록 채찍질하게 만듭니다. (이것을 ‘자기 고문 게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삶을 살게 되면 생기는 부작용들이 많습니다. 우선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도덕적 명령을 수행하는 꼭두각시 인생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또한 지금 것에 만족하지를 못합니다. 지금의 나는더 고쳐져야 하는 불량품이란 병적인 자의식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얼핏 겸손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마음 안에서는 기대역할을 수행하라고 하는 부분과 이에 불만을 품고 반항하며 회피적 자세를 보이는 부분으로 분열되어 서로 싸우며 심한 갈등 상태 속에서 삽니다. 그 여파로 삶의 생동감을 느끼지 못하고 갈수록 짜증이 늘어납니다.

자기 직분을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종교인 중에 늘 피곤한 얼굴을 하거나 웃음기가 없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문제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분들이십니다. 본성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갖는 기대역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밖으로 몰아냄으로써 인격에 공백이 생긴 것이지요. 그렇게 생긴 공백을 역할 연기로 때우면서 가공의 인생을 살다 보니 지쳐서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기 내면 탐색을 해야 합니다. 내면 탐색은 자기 자신의 생각 감정 욕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서 누구라도 해야 합니다. 우리는 내면 탐색을 통하여 오랜 세월 가슴에 담고 있던 마음의 짐을 내어놓고 갈등의 고리를 끊는 수확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내면 탐색을 왜 꺼리는가? 내면 탐색은 광부가 굴을 뚫듯이 해야 하고 또 어둡고 긴 터널을 가는 것과 같아 시작하기를 두려워해서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초입은 어두울지라도 늘 어둡지만은 않고 어둠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두려움 없이 자기 내면을 탐색할 수 있기에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행복한 삶이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체가 되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집에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하더라도 갈등과 심리적 고통의 악순환에 빠져 산다면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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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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