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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79. 불신 지옥, 정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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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길을 가다 보면 차량에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글을 붙이고 다니는 것을 간혹 봅니다. 그런데 설마 하면서도 정말 그러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생깁니다. 성당에서도 아주 열심히 활동하는 자매들이 저를 보고 그렇게 미지근하게 신앙생활을 하면 주님께 사랑받기 어렵다는 말을 해서 주눅이 들곤 합니다. 믿음도 강하지 않고 주일만 나오는 신자인데 저같이 신앙생활을 해도 주님이 저를 받아주실까요? 그리고 저는 기도할 때 아이처럼 기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데 그렇게 기도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것이지 궁금합니다.



답 : 자매님의 걱정은 기우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신앙생활은 평안함을 구하는 것이고 일상을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니, 자매님의 생활은 정상적인 신앙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벨기에 보랭에 성모님이 발현하신 적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학교에서 발현하셨는데 기적수도 메시지도 없이 그저 조용히 나타나셔서 외부에 그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을 들른 사람들은 그저 조용한 일상을 느낄 뿐 프랑스 루르드나 포르투갈 파티마 같은 분위기를 맛볼 수 없어서 때로는 실망감을 안고 간다고 합니다. 더욱이 성모님을 목격한 사람들도 다 보통사람들처럼 살아서 특별한 것을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감이 더 크다고 합니다.

보랭의 성모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바로 ‘일상의 소중함’입니다. 우리는 흔히 일상하면 지루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심한 병에 걸린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온몸으로 깨닫습니다. 의사들도 환자들에게 일상생활을 하라고 강조합니다. 일상생활이 바로 ‘건강한 삶’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특별한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일상이 지닌 평안함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나치게 영적인 것을 강조하고 불신 지옥 운운하는 말들은 일상을 깨뜨리는 것이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누차 이야기했지만, 사람은 ‘영혼’과 ‘마음’ 그리고 ‘몸’으로 구성된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 셋은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몸의 건강만을 지나치게 생각해도 안되고 자기 기분만 좋으려 해도 안되며, 세상을 버리고 오로지 영적인 삶에만 전적으로 집중하겠다고 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어느 쪽이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다른 쪽이 같이 무너지기에 균형 있는 삶, 일상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간혹 성인전을 보고 따라 살려는 분들이 계신데, 성인들은 소위 신앙생활의 전문가인 분들이기에 범인들이 따라 살다가는 황새 따라가는 뱁새 꼴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할 일입니다. 그래도 그러한 삶을 원하신다면 반드시 영적 지도자의 말씀을 따라야 합니다.

영성적으로 건강한 분들은 덩치 큰 나무와 같은 분들입니다. 크고 높이 솟은 나무들은 특징이 있습니다. 수많은 가지가 하늘로 치솟아 있고 굵고 깊은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져 있습니다. 영성적으로 건강한 분들도 이 나무와 같은 삶을 사십니다. 늘 하느님과 성모님께 기도하고 영적인 삶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지만, 땅에서 떨어져 있지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폭넓고 다양하게 깊이 있게 가지고 사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살아서 그 마음의 그릇이 한량없이 크다고 합니다. 우리가 성인이라고 하는 분들은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믿음은 인생살이와 깊은 연관성을 갖습니다. 인생은 말 그대로 어렵습니다. 인생은 작은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파도도 많고 변수도 많은 바다 같은 인생항로. 그래서 사람들은 늘 불안감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가는 항로가 맞는가, 나를 인도하는 저 별을 정말 믿어도 되는가, 하고 늘 물음을 던지고 답을 구합니다. 신앙인들은 자신의 지나온 항로인 인생길을 돌아보면서 나를 이끄시는 하느님과 성모님의 현존을 느끼고 안도하고 믿음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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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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