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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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81. 심리분석과 신앙의 상관성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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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 신부님은 심리분석을 하시는데, 그것이 신앙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요? 심리분석을 받은 사람들이 성소를 버리고 환속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렇습니다. 심리분석이 신앙생활이나 사제 생활, 수도 생활에 방해되는 것은 아닌가요?



답 :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심리분석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심리분석은 말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자신이 살아야 할 길을 찾는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외국에선 성소자들과 수도자들에게도 자주 심리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우리가 평소에 정직하지 않은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하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만, 여기서 정직함이란 윤리적 관점이 아니라 심리 기제의 관점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방어기제들을 사용합니다. 내 문제를 남의 문제라고 전가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등이 그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기제들이 오랫동안 몸에 배어있다가 보니 자신이 정직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기주장이나 욕구를 접거나 숨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어 사는 역할 놀이를 하게 됩니다. 이것도 오래되다 보면 그 역할이 자기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문제는 그런 역할을 당연히 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역할에 매달리다 보면 자기 마음을 돌보지 않게 돼 심리적인 질병에 걸리게 됩니다. 예컨대 사제 생활은 사제의 역할과 자기 마음을 돌보는 것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가면서 마음이 무너지고 우울증을 비롯한 신경증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제 생활을 하면서 무기력하고 짜증이 많아지고, 하루하루가 의미 없이 느껴지는 것은 신앙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에서 유발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제들도 심리분석을 받아야 합니다. 자기 마음을 알면 심리적 에너지가 일어나면서 사제 생활에 활력도 생깁니다. 마음은 몸과 비슷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활기찬 사제 생활을 할 수 있듯이 마음이 건강해야 신자들을 더 사랑하고 사제 생활에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기 마음이나 몸에 대한 돌봄 없이 사제직에 대한 의무감만으로는 사제 생활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영성심리의 관점입니다.

그러면 환속하는 경우는 왜 생길까요? 대체로 사제 또는 수도자의 삶을 자기 마음에 따라 선택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선택한 경우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심리분석을 받지 않고 그냥저냥 살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 앞서 언급한 여러 심리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직ㆍ간접적으로 공동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심리분석을 받은 뒤 지금의 삶이 자신의 선택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면 환속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심리분석을 받은 분들은 사제직과 수도 생활에 더 깊은 열정을 느끼십니다. 그래서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심리분석은 영성수련에도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마음을 숨기고 싶은 욕구가 강합니다. 때로는 무의식이 여러 방법을 통해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신도 속이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영성적인 가면을 쓰거나 혹은 여러 가지 영적 체험들로 자신이 아무 문제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하려 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심리적인 폐해들은 자기 문제를 보지 못하게 하고 자기 망상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영성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더욱더 자기 마음과 생각, 행동에 분석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성찰은 의식적 단계에 머뭅니다. 내적인 힘을 얻으려면 더욱 깊은 성찰, 무의식의 성찰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심리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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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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