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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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89. 조현병 여고생 사건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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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 최근 조현병 여고생이 아동을 살해한 사건 보도를 보면서 가슴이 서늘합니다.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은 마치 살인을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그런지요?



답 : 저도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니 정신의학을 공부하지 않으신 분들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론이 마치 조현병 환자들은 치밀하게 살인을 저지를 사람들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또 다른 인권침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현병은 예전에는 ‘정신분열증’이라고 했습니다. 이 병을 가진 가족을 집에 둔 가정이 적지 않고, 집안에 그런 환자가 있는 것을 드러내길 꺼리는 상태이지요. 그런데 언론이 마구잡이식 보도를 하는 것을 보면 조현병 환자 가족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는구나 하고 화가 났습니다,

우리 상담소에도 조현병 환자가 옵니다. 성당에도 오고요. 그런데 그중에서 아주 공격적인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조현병 자체가 정신적인 혼란 상태, 자기만의 세상 안에서 사는 병이기에 아동을 살해한 여고생처럼 계획적이지 못합니다. 제가 만나 본 조현병 환자들은 대부분 미성숙하고 소심하고, 방어적 분노 기제를 가진 사람들이었지, 사람을 무참하게 살해할 정도로 잔인하고 공격적인 사람들은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의 한계 안에서 제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물론 정신병동에서 간호사가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고, 때론 조현병 환자들이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는 이론도 읽어봤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일종의 ‘망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상대방을 자기를 해치려고 하는 악마 혹은 적이라고 여겨서 방어 목적으로 충동적으로 폭력을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관점에서 조현병 여고생이 저지른 살인 사건은 좀 다른 면이 보이기도 합니다. 우선 살인이 너무 계획적이라는 것에서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정신적으로 혼란 상태인 아이가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여고생이 그린 그림을 보고 심리치료사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림으로 그 여고생의 정신적 문제를 찾을 수도 있지만 영성 신학의 관점에서 그 그림은 여고생이 자기 마음 안에 서식하고 있는 악한 자아, 악한 영을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사악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 악령이 서식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에서는 그런 악한 영을 몰아내는 구마예절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악령들은 그 사람의 자아인 양하면서 평소 그 사람의 행동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런 것을 두고 ‘해리성 성격장애’라고 하기도 합니다. 여고생이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것에 현실성을 느끼지 못하고 해리성 성격장애인들의 행동보다 더 잔혹한 면을 보인 것으로 보아 혹 악령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기도와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현대인들은 모순된 행동과 판단을 할 때가 많습니다. 마귀 악령 등의 이야기를 하면 현대 사회에 무슨 악령이고 마귀냐고 비아냥거립니다. 그런 것을 믿는 것은 광신적인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치부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무속인이 동자신을 모신다더라 하면 돈을 싸들고 찾아가 동자신에게 자기 앞날을 묻습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악이란 존재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건드릴 엄두가 나질 않기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지요. 안 좋은 일은 다 마귀 짓이고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구마기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람의 정신에 대한 무지함에서 비롯된 생각입니다. 일부 사이비 종파에서 환자를 구타하는 행위는 그런 무지함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우리 교회는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반드시 병원 진료를 먼저 받게 합니다.

반대로 정신의학적 관점에서만 치료하려고 하는 것 역시 또 다른 무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간의 영적 영역에 대한 몰인식 역시 위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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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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