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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90. 성모성월의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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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5월 성모성월 동안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성모님께 은총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개신교에서 개종한 신자라 성모님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신심도 부족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답 : 가톨릭 교리 가운데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 때문에 겪게 되는 일곱 가지 큰 고통’(聖母七苦)이 있습니다. 멜 깁슨 감독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면 성모님이 겪으셨을 마음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문과 주먹질로 피범벅이 된 아들을 보면서 성모님은 절규하십니다. 아! 그러셨구나. 당신도 아들 이상으로 죽을 만큼 힘드셨구나.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폭력배, 모리배들에게 모욕당하고 죽을 만큼 매질을 당하고, 손발에 잔혹하게 못이 박히고 숨쉬기 어려운 십자가 처형을 당하며 죽음의 길을 가실 때 어머니도 같이 고통 속에 죽어가고 계셨구나. 세상 그 어떤 어머니가 아들이 참혹하게 죽어가는데 초연할 수 있겠습니까. 아들이 십자가를 지고 갈 때 어머니도 같이 십자가를 지셨고, 아들의 손발에 잔혹한 못이 박힐 때 어머니의 가슴에도 혹독한 고통이 엄습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들에게 애원합니다. 내 살에서 나온 살, 내 뼈에서 나온 뼈인 내 아들아, 너를 이렇게 보내고 나 혼자 살 수 없단다. 나도 같이 데려가다오. 병으로 죽어가는 자식을 보며 나도 같이 가자 울부짖는 엄마들의 모습. 자식이 무덤에 묻히는 걸 보면서 나도 같이 묻어달라 애원하는 엄마들의 처절한 모습이 바로 성모님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 성모님을 ‘통고의 어머니’라고 부르고 그분의 마음을 위로해드리기 위한 기도의 시간을 갖습니다. 자매님이 성모님의 은총을 간절히 구하신다면 성모님이 겪으셨을 아픔을 공감해드리는 기도의 시간을 가지시면 될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천주교는 피조물을 섬기는 우상숭배를 하는 이단이라고 비난합니다. 우리가 성모님께 기도드리고 그분을 위로해드리는 것은 그리스도를 등지는 행위가 아니라 효자이셨던 주님 수난의 고통 중에서도 제자 요한에게 당신의 어머니를 돌보아달라고 부탁하는 주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성주간에 주님의 고통뿐 아니라 주님이 수난을 온 가슴으로 느끼면서 끝까지 함께 하신 성모님의 고통도 함께 묵상하는 것입니다.

제 인생을 돌아보면 성모님께서 제게 참 많은 은총을 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자라곤 한 사람도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저를 사제로 불러주셨지요. 형편없이 죄 많은 인생에 과분한 은총을 주셨습니다. 많은 분이 저를 보고 성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고 부러워하십니다.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을 왜 그리도 사랑해주실까 생각해보다 문득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들 앞에서 동화를 1인극으로 연기한 적이 자주 있었다는 게 떠올랐습니다. 구연동화라고나 할까요. 그러다 우연히 성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려고 밤마다 곡예를 한 광대 이야기를 읽었고, 어린 마음에 감동해 친구들 앞에서 그 동화 이야기를 해줬는데, 아무도 재미있어하질 않았습니다. 그때 전 신자도 아니고 어린 나이였음에도 성모님에 대한 어떤 경외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가끔 묵상 중에 수많은 죄를 짓고 살아온 저처럼 형편없는 자를 왜 그리 사랑해주시고 용서해주시고 늘 속죄의 기회를 주실까 궁금했습니다.

어느 날 불현듯이 어린 시절 아이들 앞에서 성모님의 사랑에 관해 열변을 토했던 어린 광대였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 그렇구나. 성모님께서 어린 광대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성모님은 이처럼 당신이 받으신 작은 것에도 감동하시고 기억해주시고 그것 때문에 우리를 늘 기다려주시고 기도해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주님의 어머니이시며 우리의 어머니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교리 논쟁으로 따질 분이 아니라 우리 마음 안에 간직하고 모셔야 하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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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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