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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94. 피곤한 사람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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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지인들과 자주 모임을 하는데, 그들 중 한 사람이 대화 시간 내내 자기 얘기만 해서 아주 피곤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는커녕 말을 끊고 자기 말만 하기 일쑤입니다. 전에 보다 못해 한 사람이 싫은 소리를 했더니, 그분은 ‘나를 싫어하느냐?’ ‘평소 나를 미워하는 줄 알았다’ 하면서 난리를 쳐서 대화 분위기가 몹시 불편한 적도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은 왜 그런 것인가요?



답 : 심리치료에선 사람의 성격을 ‘성격장애’와 ‘신경증장애’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성격장애란 말 그대로 성격에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성격장애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성격장애자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거나 심한 경우 불쾌감을 가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감정을 소통하고 공유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대화입니다.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가진 생각을 서로 소통함으로써 서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요. 이런 대화와 소통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자폐적인 삶을 살거나 혹은 병적인 자기망상 안에 사는 사람이 많아서 성격장애자들 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병적인 형태를 보입니다.

그런데 대화는 하는데 다른 사람들 말을 들어주기는커녕 자기 얘기만 일방적으로 해서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이들은 자기에게 심한 집착을 가져서 즉, 자기애가 너무 강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문제는 문제도 아니고 자신이 가진 문제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런 배려심 없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자아상이 자랑스럽거나(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처럼), 반대로 열등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거나 상관없이 ‘자아’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온종일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자족하다가 짜증 내다가 하는 거울 공주처럼 산다는 것이지요.

심리치료에서는 성격장애에 대해 이렇게 진단합니다. “성격장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주변 사람들이 이들이 가진 편향적인 사고방식이나 행동으로 인해 얼마나 괴로워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는 그다지 힘들어하지 않아서 주위 사람들을 더 곤욕스럽게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대화 상대로 보지 않고, 자신의 심리적 배설물을 쏟아내는 일회용 변기통쯤으로 여기기에 대화 중에 상대방이 인격적인 모독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마디로 ‘진상’이지요.

어느 본당 신부가 성당에 들어가 기도하려니 십자가의 주님께서 한숨을 쉬셨습니다. 신부는 “주님, 어쩐 일로 그렇게 피곤해 하십니까?”하고 물었지요. 예수님은 “방금 기도하고 나간 놈 때문에 그런다” 하셨습니다. 신부는 “주님께서 기도하라 해서 기도한 사람인데 왜 그러십니까?”하고 물으니, 예수님은 “기도는 나와 대화하는 것인데, 그놈은 날 보고 삿대질을 하면서 ‘주님이라며 내게 해준 게 뭐가 있냐’고 항의를 하는데, 내가 뭐라 말할라치면 똥 싸고 도망치는 강아지처럼 나가버려서 그놈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하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격장애자는 주님께서도 어쩌지 못하신다는 우스갯소리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격장애자란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나이가 들면 노파심이 많아집니다. 젊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영 마음에 안 들고 불안하고 걱정됩니다. ‘내가 경험해 봐서 아는데, 그거 다 소용없어’, ‘내 나이 돼봐야 알아’ 하며 젊은 사람들 의견을 경청하지 않거나 충고하면서 끝없는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그러면 ‘노인 진상’ 혹은 ‘성격장애자’란 소리를 듣기 십상입니다.

어떤 노인분이 젊은 사람들과 너무 잘 지내서 비결을 물었더니 아주 간단하게 답하더랍니다. 나이 먹었다고 대접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밥을 사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줬더니 젊은 사람들이 자기를 끼워준다고 하시더랍니다. 정신병리학적으로 나타난 성격장애자들도 문제이지만, 내가 경험하고 아는 게 전부라는 과대망상에 빠지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빈 수레가 소리가 요란한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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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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