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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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97. 신앙과 정신병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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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가끔 주위 분 중에서 신앙심이 깊은 것인지 아니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도를 많이 하는데, 하는 말이나 행동은 왠지 비현실적인 듯한 분들은 왜 그런 걸까요?



답 : 신심이 깊은 것인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분들. 그런 분들의 몇 가지 특징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는 ‘망상’입니다. 누가 자신을 비판하면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으로 박해를 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서 그런 일을 겪는다고 여기는 ‘과대망상(Grandiose Delusion)’인데 자기 위안을 얻기 위한 수단입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이 가진 문제를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조언한 사람을 악의 세력이라고 여기고, 그들을 위한 기도를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하고 자신이 마치 희생양인 양 연출합니다. 박해받는 어린 양이라는 자의식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 그들만의 방어기제입니다.

이런 과대망상 증세를 가진 사람들은 ‘망상적 기분(Delusional Mood)’ 하에 삽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소위 관계망상이란 것이 발생합니다. 즉, 모든 사건이 전부 자기와 관련이 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 같은 자연현상부터 사람들이 대화하는 내용, 심지어 라디오나 TV에서 나오는 내용도 신이 자신에게 주신 계시라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다 타고 남은 초의 심지가 태아처럼 생겼다고 하는 것이나 흐린 날 태양의 모습이 성체를 닮았다고 하는 것, 심지어 벽의 흔적을 주님의 모습을 닮았다면서 그런 것들을 보는 자신을 아주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신앙인들은 자신이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한 경우 스스로 의심을 합니다. 혹시 자신이 정신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고 주위의 전문가들에게 자문합니다. 일본 아키타에서 눈물을 흘리는 성모상을 모신 사사가와 수녀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열등감이 많고 병적인 자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현상에 집착하고, 그런 현상들을 가진 자신을 우월적 존재로 여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만들려고 하는 종교적 사기 행각을 벌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새로운 것에 대한 심한 거부감입니다. 이것을 ‘네오포비아(Neophobia)’라고 합니다.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것이 불편해서 싫어하는 경향은 있지만, 정신병적 소견이 있는 이들은 그 정도가 심각해 새로운 것이라면 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이고 예전 것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미사 때 영성체도 손으로 받지 않고 입으로만 하려고 하고, 전례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예전 것에 집착하다가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의 그런 행위가 전통성과 정통성을 지키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합리화하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이단이라고 여깁니다.

세 번째는 ‘과다 포함(Over inclusion)’입니다. 이들은 엉뚱한 것을 사고나 언어에 포함합니다. 그래서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대화를 하거나 발표를 하지 못하고 두서없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들은 그런 자신의 증상을 성령께서 이끄시기 때문이라고 합리화합니다. 성령께서 바람 같은 분이라 어디로 불지 모르듯이 자신이 말하는 것도 그러하다며 자신이 성령 충만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증상이 좀 더 심해지면 병적인 대칭적 논리를 전개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성모 마리아는 처녀이다. 나도 처녀이다. 고로 나도 성모 마리아다’라는 식의 망상을 가집니다. 문제는 심리적으로 취약하거나 신경증적 증세가 심한 사람들은 마치 영험한 점쟁이를 따르듯 이들의 추종자가 된다는 데 있습니다. 집단으로 정신병적 상태에 빠지는 것인데, 결국 사교집단으로 분리돼 버려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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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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