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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이야기]<3> 헤로데

로마 섬기며 폭정으로 유다인 다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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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로디움에서 발굴된 헤로데 무덤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묘실. 평화신문 자료사진
 
헤로데는 기원전 70년께 이두매아인으로 유다교로 개종한 이두매아 총독 안티파테르의 4남 1녀 가운데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안티파테르는 이스라엘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 숙원이었다. 아버지 안티파테르와 헤로데는 로마 제국을 권력 기반으로 삼아 로마의 통치자가 바뀔 때마다 충성서약과 조공을 바쳐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래서 헤로데는 18살 때 갈릴래아 영주의 지위를 얻었다. 아버지 안티파테르가 독살되자 로마 집정관 안토니오에게 충성을 맹세해 아버지의 직위와 재산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능숙한 외교관ㆍ행정관

 로마 제국의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오는 하스모네아 왕조의 마지막 통치자인 요한 히르카노스 2세의 손녀 마리암네와 약혼해 왕위 계승 자격을 가진 23살의 젊은 헤로데를 총명하고 유능한 인물로 보고, 능히 유다인의 소란을 진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기원전 40년 가을 원로원 포고로 헤로데는 `유다인의 왕`으로 지명됐다.

 유다 왕이 된 헤로데는 기원전 37년 로마 제11군단과 6000명의 기병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을 점령했다. 대살육의 참극이 벌어졌고, 이스라엘 하스모네아 왕조를 멸했다. 이후 팔레스티나는 로마의 보호령이 됐고, 유다인들은 헤로데를 능멸해 `이두매아의 노예`라 불렀다.

 헤로데는 기원전 37년부터 기원전 4년까지 33년간 유다인의 왕으로 팔레스티나를 다스렸다. 그는 무자비한 통치자였지만, 능숙한 외교관이었고 원대한 계획과 선견지명을 가진 행정관이었으며, 피로를 모르는 건설자였다. 헤로데는 독재자가 쓰는 상투 수단으로 많은 기념 건물을 세우고, 공공사업을 펼치며 성대한 축제를 열었다. 그의 대표적 건축물이 예루살렘 성전이다. 그래서 같은 시대 사람들은 그를 `대왕`이라 불렀다.

 헤로데의 통치 원칙은 `로마의 친구이자 동료`로 로마 황제에게 전적으로 협력하는 것이었다. 헤로데는 `아우구스투스의 종`이라 불릴 만큼 승리자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봉사하고, 언제든지 군대를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로마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세금을 거두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헤로데는 스스로 대사제 직위는 차지하지 않았다. 그럴 경우 유다인들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되도록 영향력이 없고 인망이 없는 사제 가문에서 대사제를 골라 임명했다.

 말년은 비참

 외관상 그의 권력은 확고부동해 보였지만 늘 불안했다. 그는 이두매아인이고 유다교로 개종해 할례를 받았지만 에사우의 후손으로 로마 이방인에게 권리를 위촉받아 번번이 모세의 가르침과 율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의심이 많았던 그는 가족조차 믿을 수 없어 10명의 아내 가운데 가장 사랑한 마리암네는 물론 마리암네에게서 낳은 자기 자식들마저 처형했다. 또 마리암네의 동생으로 대사제로 임명한 17살의 아리스토불로스 3세를 예리코 궁전에서 익사시켜 제거했다. 또 수백 명의 바리사이를 교수형에 처했고, 3백 명의 사관을 사마리아에서 반역을 꾸몄다는 이유로 처참하게 죽였다. 이렇게 잔악한 헤로데를 보고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헤로데의 아들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그의 돼지가 되는 것이 낫겠다"고 할 정도였다.

 헤로데의 말년은 비참했다. 그는 모든 측근을 암살자로 의심할 만큼 극도의 정신 착란에 시달렸다. 그리고 고름과 구더기가 몸 안에서 흘러나오는 병에 걸려 고생하다 기원전 4년에 죽었다. 학자들은 그가 장암에 걸렸을 것이라 여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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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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