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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야기] <9> 이스라엘의 절기- 유다력

하느님 자비 빌고 관용 드러내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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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한 해 절기는 가톨릭교회의 전례력처럼 율법으로 정해진 축제일을 지키는 `유다 종교력`에 따라 규정됐다. 유다인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구실을 한 이 축제들은 파종제와 추수제 등과 같은 계절적 풍속에 구세사의 위대한 사건을 기념하는 종교적 축제를 연계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유다인의 축제 대부분은 죄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자비를 비는 `회개`의 성격이 강한 것이 다른 민족의 여느 축제와 다른 점이다. 이는 `살아 계신 하느님과의 만남`(탈출 19,17)이라는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호소이다.

 유다인의 축제는 종교력에 따라 대축제와 소축제로 구분된다. 대축제는 가장 중요한 축제로 △과월절(파스카, 무교절, 유월절) △오순절(추수절, 주간절) △초막절(장막절)이 있다. 신명기 16장 16-17절에 따르면 유다인 가운데 모든 남자는 해마다 세 번씩, 곧 무교절과 주간절과 초막절에 주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곳(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하느님께 예물을 바쳐야 한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이 대축제를 `순례축제`라 불렀다.

 소축제는 역사적 사건이나 관습에 기원을 둔 기념일로 초여름 양털을 깎는 행사(창세 31,19; 38,12)와 아다르 달(2월 중순~3월 중순) 14~15일 이틀간 유다인 왕비 에스테르가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를 움직여 유다인의 원수를 제거하고 동족을 구한 사건을 기념해 지내는 `푸림절`(에스 9,17-32) 등이 있다. 또 마카베오 형제들이 예루살렘을 탈환해 성전을 봉헌한 것을 기념해 키슬레우 달(11월 중순~12월 중순) 25일부터 8일 동안 지낸 `제단 봉헌 축일(하누카)`(1마카 4,36-59)이 있다. 마카베오 형제들이 니카노르 장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한 아다르 달 13일은 `승전 기념일`(1마카 7,49)로 지냈다.

 이외에 유다인은 율법에 따라 `정한 때`라 불리는 안식일과 관련된 축제를 지냈다. 이 공식 축제는 △안식일(탈출 16,23) △매달 초하룻날(민수 28,11) △첫째 달 초하룻날(탈출 40,2-16) △칠월 초하룻날(레위 23,24-25) △안식년(레위 25,1-7) △희년(레위 25,8-22) 등이 그것이다.

 유다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숫자 `7`과 연관된 이 축제들은 하느님의 무한한 관용과 자비를 드러내는 축제로 종교적, 사회적, 인도적, 경제적 사면이 시행됐다. 율법은 안식년에 유다인 노예들, 특히 부채 때문에 팔려온 사람들을 해방시킬 것을 명했다. 동시에 이 해에는 모든 부채도 면제됐다. 또한 이 해에는 토지도 한 해 동안 완전히 휴식을 줘야 했다. 안식년을 일곱 번 보내고 난 50년째인 희년에는 모든 노예는 예외 없이 해방됐다. 또한 가난한 사람이 부채를 갚기 위해 부자에게 팔았던 토지는 율법이 엄격하게 정한 가격으로 반환됐다.

 유다인은 또 율법에 따라 `금식일`을 정해 지켰다. `정한 때`에 지내는 금식일은 재앙을 막기 위해 회개와 속죄의 뜻으로 금식하는 티쉬리 달(9월 중순~10월 중순) 10일의 `속죄일`(욤 키푸르, 레위 16장, 민수 29,7-11)이 있다. 또 관습에 따라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불타 파괴된 것(2열왕 25,9; 예레 52,12-13)을 애도해 다섯째 달(7월 중순~8월 중순) 7일을 금식일로 지키고 있다.

 유다인은 달 이름을 두고 3가지 체계를 따랐다. 첫째 가나안식 달 이름으로 바빌론 유배 이전까지 사용했다. 구약성경은 그 가운데 과월절과 관련된 `아빕 달`(탈출 13,4; 탈출 23,15; 신명 16,1)과 솔로몬 성전 봉헌과 연관된 `지우 달`(1열왕 6,1),`에타님 달`(1열왕 8,2),`불 달`(1열왕 6,38)`을 전하고 있다. 이 네 달 이름 뜻은 모두 농사 절기와 관련되는데 봄의 첫 달 아빕은 `푸른 밀 싹`을, 지우는 봄의 화려한 색을 가리키는 `찬란함` 또는 `밝음`을, 가을의 에타님은 `흐르는 개울`을, 불은 `소출` 또는 `가축`을 뜻한다.

 하지만 가나안식 달 이름은 왕정시대 초 상업과 수공업이 발달하면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첫째 달, 둘째 달 등 숫자로 달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숫자로 달 이름을 부르는 방식은 바빌론 유배 이후에도 상당히 늦은 시기까지 사용됐고, 구약성경은 이 체계를 가장 많이 인용하고 있다. 숫자 달 이름은 춘분을 기점으로 정한다. 구약 성경은 가나안식 네 달이 어느 달인지 숫자로 밝히는데 아빕은 `첫째 달`(춘분이 낀 달), 지우는 `둘째 달`(춘분 다음 달), 에타님은 `일곱째 달`(추분이 낀 달), 불은 `여덟째 달`(추분 다음 달)이다.

 마지막 달 이름은 바빌론식으로 바빌론 유배 이후 이 체계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랍비 시대에 와서 완전히 정착됐다. 바빌론식 달 이름은 △니산 △이야르 △시반 △탐무즈 △압 △엘룰 △티쉬리 △마르케쉬반 △키슬레우 △테벳 △스밧 △아다르 순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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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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