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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두 가지 노란 꽃

[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42) 봄을 알리는 산수유와 생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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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꽃. 출처=pixabay



아침 출근길에 길가에 심어진 나무에서 노란색의 꽃이 반긴다. 산수유꽃이다.

산수유는 잎도 나기 전에 벌써 꽃을 피운다. 산수유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나무인데, 개나리나 벚나무도 이 산수유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부지런하다. 그래서 산수유가 피면 이제 꽃샘추위도 어느 정도 물러서고 두꺼운 외투를 정리할 때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산수유(山茱萸)는 한자로 산에 사는 붉은 열매의 나무란 뜻이다. 이 붉은 열매는 처음엔 녹색이었다가 익을 무렵인 8월 이후에 붉은색으로 변한다.

이 붉은 열매는 10월 중순에서 11월 상순경에 수확하는데 그 속에 들어있는 씨앗을 빼내고 술을 담거나 말려서 차의 원료로 쓰고 한약재로도 쓴다. 3~4일 건조하면 반건 상태가 되는데 이때 씨를 뺀다. 좋은 열매는 윤이 나고 신맛이 강하다. 동의보감에는 이 산수유 열매가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산수유는 우리나라 어디에 심어도 잘 자라는 나무이다. 양지바른 곳에서 더 잘 자라고 심은 지 7년쯤 되면 열매를 수확한다.

산수유 하면 구례의 산수유 군락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1000년 전 중국 산둥성에서 처녀가 이 마을로 고향을 잊지 않기 위해 이 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산수유의 원산지는 1920년대에 경기도 광릉에서 발견됨으로 우리나라가 자생지임이 확인되었다. 구례의 산수유가 유명함은 역사적 기록에서도 찾을 수 있다. 조선 시대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승정원일기」 등에서 구례에서 산수유가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산수유의 열매는 구례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고 한때 자녀들을 공부시킨 대학나무였다. 최근에는 이 산수유가 지역 활성화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만개하는 산수유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산수유꽃 축제’를 열기 때문이다. 올해 축제는 3월 11일에 시작해서 19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산수유꽃과 비슷하면서도 봄을 알리는 노란 꽃이 또 있다. 바로 생강나무꽃이다. 생강나무는 우리나라의 산 곳곳에서 잘 자라는 나무이다. 산에서 생강나무를 설명하면 어떤 이들은 생강이 열리는 나무냐고 묻는다. 생강나무의 잎이나 줄기를 잘라 비비면 진한 향이 풍기는데, 그 냄새가 마치 생강 냄새와 비슷하다고 해 ‘생강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앞에서 설명한 산수유꽃과 생강나무의 꽃은 피는 시기와 모양이 비슷해서 사람들은 혼동한다. 생강나무꽃은 가지에 바짝 붙은 채 둥근 모양으로 피었다. 반면 산수유는 같은 노란색이지만 꽃자루가 길고 모양이 활짝 펼쳐있다. 나무의 껍질로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산수유는 껍질이 거칠다. 반면 생강나무 껍질은 매끈하다.

생강나무도 꽤 쓰임새가 많은 나무이다. 어린잎은 차(茶)를 만드는 데 쓰였다. 생강 향은 특유의 풍미까지 더해 이 차를 마시면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잎은 쌈이나 장아찌, 부각으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생강나무의 열매도 심장이나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여 약재로 쓰인다. 그리고 옛날에는 성숙된 열매에서는 기름을 짜내 머릿기름이나 등잔용 기름을 썼다고 한다.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노란색의 꽃으로 한겨울 움츠렸던 마음을 활짝 열리게 한다. 이제 온 산과 공원에서 만개한 꽃들이 봄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꽃으로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먹거리와 약용으로도 팔방미인인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을 보면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자.


신원섭(충북대 산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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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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