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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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운 예수님을 향해 마음을 열자

[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44) 자비로운 하느님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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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비의 선교사’이시다. 교황직에 즉위하신 이후 계속해서 ‘하느님의 자비’를 강조하시며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하느님의 자비를 반영하는 교회가 되기를 촉구하셨다.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자비의 하느님을 선포하는 제자 공동체의 선교적 쇄신을 강조하셨고, 2015년에는 ‘자비의 특별 희년’을 선포하셨다. 교황님에게 선교란 타인을 개종시키거나 교세를 확장하는 것이 아닌, 세상 안으로 들어가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고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카스퍼 추기경님은 「자비」라는 저서에서, 성경 전체를 꿰뚫는 핵심 메시지로 자비를 강조하셨다. 보통 구약의 하느님을 무서운 하느님, 심판하고 벌주는 하느님으로, 신약의 하느님을 자비로운 하느님, 용서하는 하느님으로 생각하는데, 실은 한 분의 하느님이 계실 뿐이며,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자비로운 아버지시라는 말씀이다.

하느님과의 신뢰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분의 자비로운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심판하고 벌주는 분으로 하느님을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온 삶을 통해 보여주신 것은 바로 자비로운 아버지시다. 때로는 벌을 주시고 화를 내시며 질투도 하시지만, 결국 당신 자애를 기억하시고 당신 백성을 받아들이시며, 새롭게 살 길을 열어주신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사람들을 초대하셨다. 세상 모든 자녀를 어머니의 사랑으로 품으시는 분, 갖은 정성으로 기르시고 돌보며 보살피시는 분, 한없이 자비로우시어 아무리 잘못이 커도 돌아오기만 하면 너그러이 받아주는 분으로 알려주셨다. 죄를 지은 자녀에게 분노하고 화내는 분이 아니라 죄를 지어 비참한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시며 가슴 아파하는 분이시다. “그동안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니. 이제 나의 품으로 돌아와 나의 사랑을 받아주렴. 그리고 나와 새롭게 시작하지 않겠니?”

성경에서 ‘자비’는 ‘동정’이며 ‘가엾은 마음’이다. 어머니 뱃속에서 느끼는 쓰린 아픔이다. 불행에 빠진 사람을 보고 그 처지가 너무 딱해 자기 것처럼 아파하는 마음이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비참한 삶을 보고 느끼신 마음이며, 예수님께서 군중을 보고 느끼신 마음이다. 예수님의 비유에 등장하는 ‘가엾은 마음’은 그분에게 실제로 든 마음이다. 애원하는 나병환자를 보고, 외아들을 잃은 과부를 보고, 군중을 보고 목자 없이 시달리는 양들과 같이 느껴져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예수님께서 걸으신 파스카 여정(수난과 부활)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가 어떠한지를, 곧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까지 함께 하시며 우리를 보호해 주시는 자비임을 보여주셨다. 그러한 자비를 입은 우리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우리는 고아나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들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녀를 잊거나 저버리는 분이 아니라 당신 아드님을 통해 끝까지 지켜주는 분이시기에, 우리는 그분을 믿고 든든히 이 세상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든, 우리는 하느님의 고귀한 자녀이며 하느님께서는 자녀의 고귀한 품위를 끝까지 든든하게 지켜주실 것이다.

만약 고통과 시련·절망 속에 있다면, 자비의 얼굴이신 예수님을 향해 마음을 열어드리자. 하느님은 우리 고통을 모른 체 하지 않고 그 고통을 함께 나누시며 우리가 고통 중에도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주는 분이시기에, 예수님의 이 말씀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보자.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 ‘금쪽같은 내신앙’ 코너를 통해 신앙 관련 상담 및 고민을 문의하실 분들은 메일(pbcpeace12@gmail.com)로 내용 보내주시면 소통하실 수 있습니다.





한민택 신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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