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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가난한 신학생들을 위해서 / 이규철 신부

우술라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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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에는 은행나무와 개나리가 유난히 많았다. 특별히 신학생들이 노오란 빛으로 은은하게 물들어가는 은행잎과 낙엽으로의 변화 등 자연의 이치와 낭만을 맛보라고 오래 전 신부님들께서 심으셨다는 전설이 있다.

1965년 11월 중순 세 번째 토요일. 낙엽이 된 노오란 은행잎을 내기라도 하듯 줍고 있었다. 말린 은행잎에 성경 말씀이나 격언, 모토 등을 써서 책장 사이에 넣어 간직하는 것이 신학생들의 유일한 취미였다.

돌연 어디서 많이 뵌 것 같은 신부님이 오시더니 수원교구 고등학교 3학년 신학생들만 모이라고 하셨다. 당시 교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역대 최고로 많은 6명이었다. 신부님은 방금 대신학교를 다녀오는 길이라며 “1966년부터 수원교구 신학생들은 대신학교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을 본인이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교님의 말씀을 대신 전하셨다.

당시 한국에는 서울과 광주에 대신학교가 있었는데 서울 대신학교는 서울대교구가 주체로 운영을 하고 있었기에 교구 분리 전에는 서울대교구 소속 신학생으로 장학금 지원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타 교구 신학생으로 떠나거나 아예 대신학교 지원을 포기해야만 했던 신학생들을 생각하면 48년 전 일임에도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하느님께서 이처럼 가난한 신학생들을 위해서 예루살렘 여인들을 보내주셨으니, 잊지 못할 ‘우술라회’(성 김대건 신부님의 어머니 본명) 회원님들이다. 혼란을 겪는 교구 소식을 듣고 사방에서 모인 이들은 북에서 남한으로 피난 온 어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월남한 강 마리아 수녀님을 주축으로 ‘우술라회’를 결성, 사방팔방 애쓰시며 기도 모임과 후원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를 드린다.

가난한 시골 교구의 성장과 발전을 무엇으로 다 설명할 수 있겠는가. 어려운 처지에도 교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이규철 신부 (용인대리구 송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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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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