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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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아,바벨탑의 비운이여

최영옥 수녀(대구가톨릭대 기숙사 사감장, 예수성심시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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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는 통하지만 의미와 뜻이 잘 통하지 않아 웃음을 자아낼 때가 정말 너무 많다.

 중국 학생이 은행에 갔을 때 안내하는 아저씨가 "어떻게 왔어요?"(용건이 뭐냐?) 라고 물었더니 "음… 어… 나 버스 타고 왔어요"라고 말했단다.

 카자흐스탄 학생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옆 사람 발을 꽉 밟아버렸는데 우리 학생은 쌩긋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에고고…. 그때는 `미안합니다`해야지, 우짜겠노…. 이 바벨탑의 비운을."

 볼리비아 학생을 만났다. 그런데 상냥하게 웃는 학생의 미소 뒤에 한국 여학생 얼굴이 보였다. 엥? 못 보던 얼굴이다.
 "Roommate?"(룸메이트?)

 "아니요, 한국인 친구예요. 컴퓨터 공부하면서 친해졌어요."

 `한국인 친구 친하게 사귀기` 과제에 돌입한 모양이다. 에고고 신통방통한 것.

 "그래 나중에 차 한 잔 하자꾸나."

 `예수님, 고맙심다. 생기를 찾은 볼리비아 학생을 잘 좀 돌봐주이소. 지금 표정에는 미술 치료에서 드러난 두 개의 크나큰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볼 수 있어요. 역시나 당신은 멋쟁이임다.`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이 기쁨은 바로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는 열매일 것이다.

 가톨릭교회, 보편적인 교회이자 만민의 교회. 가톨릭인이기에 더욱 가톨릭인답게 오늘도 우리 학생들과 함께 나의 주님이신 아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린다. 오늘도 우리 학생들과 함께 하늘엄마 성모님께 관심과 도움을 청한다.

 `아빠, 하느님…. 이 아이들이 당신만 바라보며 자신의 카리스마(은사)와 꿈을 키울 수 있게 함께해주소서.`

 마지막 원고를 쓰면서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주위에 해외 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그들도 똑같은 우리의 아들, 딸임을 기억하고 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자. 그들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우리가 모두 큰 관심을 갖고 품어 안아줘야 한다.

 삼천년기에는 이들과 함께 희망과 축복이 열매로 맺어지고 바벨탑의 비운이 성령 강림으로 일치를 이루듯 온 누리가 하나로 일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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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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