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도직 현장에서] 군종사제의 손

김창중 신부(군종교구 성레오본당 주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어제는 육군 훈련소에서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세례식에 앞서 긴 냉담을 풀고 고해성사를 보는 훈련병들, 그중에 눈물을 흘리며 진지하게 고백하는 훈련병들을 통해 성령의 이끄심을 묵상하며 군종사제의 기쁨을 느낍니다.

 저의 군 성당에서는 교육생 한 중대를 제대에 초대합니다. 제대 옆에 자리를 마련해 미사를 봉헌하게 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나란히 손을 잡고 바칩니다. 이들에게는 특별히 양형 영성체를 해줍니다. 퇴장성가를 부르는 동안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안수해 줍니다. 미사를 마치면 그 어떤 관심과 사랑, 간식보다도 오늘의 시간이 이들에게 기쁨이 되길 바라는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런데 오늘 온 중대는 생각보다 인원이 너무 적었습니다. 유격 훈련과 행군 후 환자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랍니다. 오후엔 수녀님과 함께 팥빙수 재료를 사서 얼마 전 구입한 팥빙수 기계를 들고 이 중대를 방문했습니다. 이른 더위에 지친 이들이 맛있게 팥빙수를 먹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오늘을 돌아보며 청년 신자가 선물한 액자의 글을 실어봅니다.

 "우리가 인생의 유년기를 시작할 때 또 삶의 여정을 마치는 마지막 시간에 우리는 사제들의 손을 필요로 합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죄에 물든 우리를 천사처럼 순결하게 만드는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매일매일 제단에서 바치는 미사를 통해 어좌에 앉은 왕의 모습을 보듯 우리는 그의 손을 보느니 그들 자신의 위대함과 장점이 결여된다 해도 사제의 품위는 언제나 가장 뛰어나고 숭고한 선물인 것을…. 아침의 고요 속에 태양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낼 무렵 영성체로 우리를 하느님과 일치시키는 깨끗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나약한 우리가 시시로 죄와 유혹에 떨어져서 길을 방황할 때 그 부끄러움 그 잘못을 단 한 번도 아니고 거듭 거듭 사해주는 거룩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사람들이 인생의 반려자를 구해 결혼식을 올릴 때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서약이나 서원을 할 때 다른 손들은 잔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지만 사랑의 약속을 하나로 묶어 축복해주는 감사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손. 우리들의 눈썹에 죽음의 슬픈 이슬이 맺힐 때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게 하는 손, 하느님의 영원한 축복 속에 우리의 눈을 감겨주는 그 아름다운 사제의 손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느님, 군인들과 함께 사는 저에게 사제의 손을 통하여 주일의 기쁨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4-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콜로 1장 23절
여러분은 믿음에 기초를 두고 꿋꿋하게 견디어 내며 여러분이 들은 복음의 희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