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도직 현장에서] 출산

강창원 신부(대전교구 교정사목 전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살아가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때로는 기쁨과 설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두려움이나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새롭게 만날 누군가를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저는 호기심이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호기심 천국’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분도 있습니다. 어느 날 자녀가 있는 자매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또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문득 출산을 앞둔 자매님들의 마음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아기를 낳기 전 심리적인 상태는 어떠하냐?”고 물었습니다. 자매님들 대부분은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자매님들은 “신부님이 왜 그런 것을 질문하시느냐?”며 의아해 했습니다. 저는 웃으면서 “출산은 아직 못 해봤지만, 자매님들과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부가 출산을 앞둔 산모의 감정을 느낀다는 말에 자매님들은 놀란 기색이었습니다.

출소를 앞둔 형제들을 기다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할 때는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와 비슷한 심정입니다. 범법자였던 형제, 자매들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앞두고 있을 때 제 마음은 그들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가득합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큰 감동을 맛봅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런 행복 때문에 교정사목을 합니다.

태어난 아기는 가족의 사랑과 세상의 모든 축복을 한몸에 받습니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많은 기대를 걸지만, 부모의 기대만큼 자녀가 부응해주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출소한 우리 형제, 자매들이 교도소 안에서 뜻했던 바를 사회에 나와서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황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때로는 또다시 교도소에서 만나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코 형제, 자매들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을 창조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마음속에 하느님이 주신 아이 하나 더 낳아보지 않으시렵니까?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를….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5-1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신명 7장 13절
너희를 사랑하시고 너희에게 복을 내리시며 너희를 번성하게 하실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