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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목 모토] 93. 김상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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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식 신부·예수성심전교수도회·2003년 서품
 

이 성경 구절은 공동성경의 번역인데, 아주 절제되고 분명한 언명으로 오랜 기간 내 삶 안에서 생각과 말과 행동의 길잡이가 되어 준 구절이다. 특히 늦깎이 사제가 될 내 생각의 사다리가 된 것도 이 말씀이었다.

청년 시절, 나는 감리교 신자로서 천주교회 안에 있는 야학에서 강학(講學)으로 노동자들과 만나고 있었다. 그즈음 프라도회 노동사제이신 오영진 신부님(올리비에 드 베랑제, 지금은 프랑스 데니스교구 은퇴주교)을 만나, 교회를 옮겨 그분께 세례를 받았다. 그때 나는 구로동에서 생활야학을 하면서, 나의 사고와 행동의 지침으로 품고 있던 이 구절을 통해 격려를 받았다. 그 성경구절이 바로 요한1서의 말씀이었다. 매일 철야(徹夜)를 마치고 밤늦게 야학에서 배움의 목마름을 채우기를 갈망했던 친구들과 함께 나누었던 삶의 나눔 안에서도 나는 이 구절이 자연스럽게 드러내주고 있는 모든 희망에 대해 언급했었다.

무엇보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 안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믿음만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이길 수(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 말씀을 따라 나는 수도회 사제가 되었고 나의 서품 상본에는 이 성경구절과 ‘예수 그리스도, 정의, 평화’라는 글씨를 성공회대학교에서 나를 가르쳐 주신 신영복 선생님이 써주셨고, 그 글자는 지금도 나의 서품 제의와 백색 영대에 새겨져 내가 드리는 매일 미사를 인도하고 있다.

요즈음 총체적으로 절망하며 아파하는 힘든 이 시점에서 이 말씀으로 우리네 삶 안에서 주님이 주시는 희망을 가늠할 수 있다면, 하느님의 도움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열매 맺을 수 있다. 타인에 의한 주입식이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나의 주체적인 믿음을 통해, 우리가 서 있는 이 세상을 이겨내며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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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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