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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목 모토] 97. 백승운 신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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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운 신부·전주교구 청소년교육국장·2000년 서품
 
원고 청탁을 받고 자리에 앉아 곰곰이 서품 즈음의 일들을 떠올려 보게 됐다.

1999년이 끝나갈 무렵 온 세상은 새로운 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며 들뜬 분위기였다. 매일같이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희망의 메시지, 혹은 행여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며 발생하게 될 혼란에 대한 걱정들, 그리고 대희년 선포를 앞두고 마련된 교회 안의 많은 행사들과 계획들….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 마치 지난 2000년을 한 매듭으로 묶고 새롭게 열리는 시작을 준비하는 축제의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서품성구를 준비하며, 자연스럽게 나는 지난 2000년 동안 세상을 움직여왔던 ‘세상의 법’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했었다. 그 긴 세월동안 세상을 제패했던 수많은 제국들은 각기 ‘그들의 법’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들의 법은 언제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명멸해왔다. 막강한 무력과 재화의 힘으로 결코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그들의 영화는 한줌의 재와 같이 스러져갔다.

또 다시 다른 세상의 힘에 의해 대체되었던 순환의 역사를 기억하며 주님께서 주신 ‘새로운 계명’을 서품성구로 정하게 됐다. 최후의 만찬 때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표징을 통해 분명하게 보여주신 그 ‘사랑’이야말로, 세상을 참으로 움직일 수 있는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법’임을 잊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품 10년째를 살아가는 요즈음, ‘세상의 법’은 주변 곳곳에서 한결 더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서품 때 마음에 새긴 주님의 말씀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오롯이 믿기에 절망하지 않고 오늘도 당당하게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분께서 먼저 걸으셨던 사랑의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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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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