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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목 모토] 101. 정호 신부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필립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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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 신부·부산교구 사회사목국 부국장·2001년 서품
 

2000년. 부제품을 앞두고 피정에서 나름 진지한 고민 속에서 이 구절을 만났습니다.

‘나의 삶을 로 나눌 수 있다면 과연 내가 주님께 드리고 있는 몫은 얼마나 될까?’로 시작되는 묵상은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전환하며 이 말씀의 씨앗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 아래 저는 신부가 되었고, 9년이 지났습니다.

서품모토를 정할 때는 눈에 보일 듯 그리스도 안에 항상 머무는 것이 이 말씀의 뜻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서품 후 그리스도조차 잊게 만드는 바쁜 시간들이 싫어 끊임없이 멈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동안 이 구절의 모습은 새롭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사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

사제로 산다는 것이 눈 앞의 현실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유일한 희망의 조각일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습니다. 사제가 되었음에도 내 신앙을 확인하고 싶어 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씀 안에 머무는 것이 나의 신앙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제 앞엔 ‘농아인, 시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소년소녀가장…’이라는 세상이 붙여준 한계의 이름표를 가진 가족들이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장애가 극복되기를 바라는 기도가 아니라 그 장애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임을 압니다.

그들에게 장애란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하는 세상의 핑계이고, 이미 없는 그것들을 제외하면 그들은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부족하고 흠이 많은 사람입니다. 앞으로 그것은 더 커져만 갈 겁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내 숨소리조차 그리스도의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살겠습니다.

정호 신부〈부산교구 사회사목국 부국장·2001년 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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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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