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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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눈물이 마르지 않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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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명숙 수녀(발렌티나, 미혼양육모 그룹홈 스텔라의 집 원장)
 


 `스텔라의 집`은 미혼 양육모들이 1~2년 정도 머물며 아이를 건강하게 돌보고 자립능력을 키워 독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다.
 
 아이를 스스로 양육하고 재활 의지가 있는 미혼모들은 스텔라의 집에 머물면서 아기를 임신, 출산하는 동안 못 다한 공부(중ㆍ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마치고, 자립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스텔라의 집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면서 예전에 어머니께서 임신한 언니들에게 당부하시던 말씀이 많이 생각났다. 상한 음식은 먹지 말고, 좋지 못한 광경은 보지 말고, 나쁜 말은 귀담아듣지 말며, 좋은 말을 골라 하며 언제나 마음가짐을 정숙하게 하라고.
 
 태교는 태중에 있는 아기에 대한 엄마의 사랑 표현이요, 건강하고 총명한 예쁜 아기로 잘 키우고 싶은 엄마의 바람이다. 그래서 모든 어머니들은 좋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열심히 기도를 하면서 뱃속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애타게 바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미혼모들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불안해한다. 미혼모들이 임신 기간에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은 아이를 낙태해야 하지 않을까, 혼자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아니면 입양을 보내야 할까 하는 것이다.
 
 철없는 20살 미혼모는 임신 사실을 알고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엄마는 배를 두드리며 아기에게 `아가야, 나는 너를 키울 자신도 없고, 낙태할 용기도 없어. 미안하지만 네가 알아서 죽어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다.
 
 아마도 뱃속 아기는 이런 무서운 말을 들을 때마다 불안하고 겁이 났을 것이다. 오늘이 엄마와 이별하는 날일까, 아니면 내일일까 하며 가슴 졸이는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결국 출산을 결정한 엄마의 결심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테지만, 이미 아기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마음 속 눈에는 항상 마르지 않는 눈물이 고여 있는 것이다.
 
 아기 엄마는 하느님을 만났고, 아기와 함께 세례를 받았다. 성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기를 위해 54일 기도를 봉헌했고, 아기는 말보다 `아멘`하면 두 손을 모으는 것을 먼저 배웠다. 아기는 십자고상이나 성모상만 보아도 손을 모은다.
 
 아기가 슬픈 눈으로 성모님께 어떤 기도를 하는지 하느님만이 알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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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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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45장 2절
나날이 주님을 찬미하고, 영영세세,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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