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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목 모토] 104. 박재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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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찬 신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필립 2,5/200주년 신약성경)

부제품을 준비하고 있던 2000년 10월 9일 갑자기 저의 백부님이셨던 고(故) 박석희 주교님께서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슬픔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부터는 주교님께서 못다하신 몫을 내가 이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밀려왔습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저는 2001년 10월 15일 사제서품 때 모토를 주교님께서 사용하셨던 것과 똑같은 필립비서 2장 5절인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IN CHRISTO IESU)’라고 정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품어야 할 생각은 성구에 바로 이어지는 2장 6~8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피조물인 인간이 되신 자기 비움의 마음,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마음, 죽기까지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간직하고 살고 싶어 하셨던 주교님의 정신을 이어 받아 저 역시 수도자로서, 사제로서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겸손과 순종의 마음을 품고 살고 싶습니다.

서품 후, 서류 작성 때문에 신학교 비서실을 찾아갔다가 주교님의 사랑에 다시 한 번 더 놀랐습니다. 그날 비서실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던 직원이 작은 기도문을 하나 건네며, 주교님께서 대구가톨릭대 교수로 계시다가 안동교구장이 되어 떠나시면서 “내 조카가 내년에 신학교에 들어옵니다. 사제품을 받으면 이 기도문을 전해 주세요”라는 말씀을 남기셨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직접 전해 주실 수 없었음을 알기라도 하셨던 것일까요? 그 때 주교님께서 남기신 기도문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품어야 할 생각’이 잘 녹아 있어 이 지면을 통해 함께 나눕니다.

조용히 사랑하고/조용히 복종하고/ 조용히 기도하고/조용하고 정직하게 증거하고/너그러이 생각하고 말하고/ 깊은 인상을 남기려 한다거나/똑똑한 자인 것으로 보이지 말게 하소서.

오! 하느님 아버지/우리 가운데/한 어린이를 보내 주셨으니/나를 어린이가 되게 해 주시고/순수한 어린이가 되게 해 주소서/아멘.
박재찬 신부·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2001년 서품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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