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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문화사목은 청년도 춤추게 한다

현요안 신부(제주교구 중문본당 주임, 가톨릭 문화기획 IMD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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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밥을 먹을 때면 외할머니께서 밥을 수북이 퍼주셔서 조금만 퍼달라고 투정을 부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먹다 보면 다 먹을 수 있다"며 당신이 퍼주신 밥 양을 끝까지 고수하셨다.
 그래서 우리 5남매는 우스갯소리로 "먹다 보면 먹게 되고, 하다 보면 하게 되고, 살다 보면 살게 된다"로 가훈을 정하기로 했었다. 도전과 순명이라는 어찌보면 이중적 삶의 태도는 이미 어렸을 때부터 길러졌던 것 같다.
 문화사목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교구 연동본당에 발령을 받았는데 본당 청년들은 매년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울림`이라는 공연행사를 펼치고 있었다.
 성당이 아닌 일반 문화공연장을 대관해 알차게 공연을 꾸려가는 모습에 나 역시 팔을 걷어붙이고 청년들과 함께 `울림`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유치부부터 어르신들까지 전 신자 150명이 출연하는 초대형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며 주위 놀라움과 부러움을 한 몸에 사기도 했다.
 본당에서 시작된 문화사목 열기는 2007년 제주교구에서 열린 제1회 한국가톨릭청년대회(KYD) 때 더욱 활활 타올랐다. 그때 나는 교육국장 신부님을 도와 KYD 총기획을 담당하게 됐다.
 현대 젊은이들 문화를 반영한 신선한 아이디어와 함께 교회 신앙과 영성을 조화롭게 통합시키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민하고 기도해야 했다.
 막연한 두려움과 혼란, 갈등과 분열 속에서 시작됐지만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젊은이들이 행사를 통해 뿜어내는 문화영성의 열기는 상상한 것 이상이었다.
 젊은이들이 봉헌하는 진정어린 찬양과 기도, 문화를 통한 말씀과 전례, 공동체 일치는 교회의 기쁨이었고 화해와 일치를 이룬 거룩함의 축제였다. KYD 속에서 하느님 현존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사랑과 축복을 체험할 수 있는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KYD는 내게 새로운 출발의 계기와 도전이 됐다. 문화사목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느꼈다. 교회가 젊은이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그들만의 문화를 영성과 사목으로 승화시켜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강하게 불타올랐다.
 그래서 기획한 작품이 바오로의 해 기념 뮤지컬 `이마고 데이`였고, 사제의 해 기념 연극 `마음을 주었습니다`였다.
 주님! 시대의 `적응`을 통해 현대의 문화를 바탕으로 영성의 열매를 맺도록 사목적 지혜를 이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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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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