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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문화 사목은 관대함의 통로

현요안 신부(제주교구 중문본당 주임, 가톨릭 문화기획 IMD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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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평화신문에서 `한국 가톨릭 성장 비결은 관대한 교회`라는 제목의 서강대 석사 논문 기사를 읽었다. 가톨릭 교회가 잠재적 신자들에게 호감을 주고 기존 신자들에게는 만족을 주는 `관대한` 교회라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무엇이 호감을 줬고 어떤 면이 반감을 일으켰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들은 타인에 의한 강요보다는 스스로 선택하는 자율에 매력을 느낀다. 자율적 모습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강화하며 기쁨과 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현대 선교방식의 해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선교는 강요가 아닌 관대함을 바탕으로 한 배려로 진행돼야 하고 신앙생활을 현대의 다양한 삶 속에서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것이 바로 문화사목이고 이런 문화사목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미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일상에 대한 `개방`과 `적응`으로 삶과 신앙을 일치시킬 것을 사목자들에게 요청했다. 이런 맥락에서 내가 맡고 있는 본당은 사목방향을 문화사목으로 정했다.
 그 실천으로 우리 본당에선 지역주민과 신자들을 위한 도서관과 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상지옥좌:천상지혜의 어머니`라는 이름의 도서관은 도서 대출, 신간서적 구입, 독서운동, 도서관 홍보 등 관련된 모든 일을 도서관 위원 봉사자 8명이 하고 있다. 부족한 도서가 있으면 타 지역 도서관과 연계해 매달 300권씩 도서 대출을 받아온다. 덕분에 신간도서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문화학교는 기타, 드럼, 색소폰, 사물놀이, 댄스, 영어동화교실 등 6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에 참여하는 이들 중에는 어르신들이 꽤 많다. 특히 댄스교실은 어르신들에게 인기도 많고 어르신들 참여도가 높아 `장수교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제주지역 고령화사회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본당 청소년과 청년들에겐 악기를 배우는 수업이 가장 인기 있다. 이들은 문화학교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교구 젊은이 찬양대회에 참가해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고 PBC 창작생활성가제에 출전하기도 했다. 창작생활성가제에서는 비록 본선진출에 실패했지만 아이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다. 또 교구 내 이시돌요양원과 성요셉요양원 등 지역사회 복지단체를 방문해 연주봉사를 하며 스스로 보람을 얻고 있고 지역주민들에겐 호감을 사고 있다.
 문화사목은 지혜롭고 탁월한 선택이었다. 주님, 뱀처럼 슬기롭고 양처럼 유순한 관대함의 은사를 저희에게 베풀어 주소서. 아멘.

 
현요안 신부(제주교구 중문본당 주임 가톨릭 문화기획 IMD 설립)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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