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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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윈장님, 위캔은 저에게 기회를 준 회사입니다

송향숙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사회복지법인 위캔 위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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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이면 위캔에서 일하는 지적장애인 용철씨가 종종 원장실을 찾아온다. 휴일에 위캔 쿠키 판매매장을 둘러보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는 용철씨가 나를 찾아오는 이유는 단순하다.
 주일인 어제 어떤 백화점을 다녀왔는지, 그 백화점에 위캔 쿠키가 제대로 진열돼 있는지, 고객에게 자신이 어떻게 쿠키를 만드는지 설명해줬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후렴처럼 잊지 않고 말한다. "원장님, 위캔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위캔은 저에게 기회를 준 회사입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해 갖는 편견 중 하나는 지레 짐작으로 `안 될 거야`, `못할 거야`, 또는 `위험하니까 안 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 능력을 믿지 않고 그들이 지닌 장점을 인정하지 않는 데 있는 것 같다.
 물론 장애인이 직무에 숙달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반복해도 충분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설명과 시범을 되풀이해야 하고, 지시는 한 번에 한 가지씩만 해야 한다. 명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단순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하며, 답변 내용을 되풀이해 확인해야만 한다.
 어떤 경우에는 지적장애인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떼어 굴리기를 한다거나 쿠키 하나 하나를 일일이 검수하는 일 등은 비장애인이 하기에는 지루한 일이지만 이들은 즐기면서 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작업량이 많아지면서 새로 개발하는 쿠키는 봉상(반죽된 밀가루를 떡가래처럼 둥글고 길게 만드는 것)작업으로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위캔 근로인들에게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새로운 직무 개발의 우선 조건은 지적장애 근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어서 봉상작업은 한동안 아예 고려되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시도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봉상작업을 가르쳤다. 물론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하지만 위캔 식구들은 기회를 줘 보지도 않고 안 될 것이라고 했던 우리 생각이 얼마나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했는지, 비장애인의 선입견이 얼마나 많은 결함을 지니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성취감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은 지적장애인들 재활을 돕는 좋은 방법이다. 모험처럼 여겨지더라도 장애인들에게 일단 기회를 주는 것, 그보다 더 큰 장애인 사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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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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