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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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아 이거 너무 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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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텔레비전을 틀면 어느 코미디언이 자신의 소원은 언제나 `방송출연`이라고 외치던 기억이 난다. 그런 방송출연을 요즘 사제인 내가 시시때때로(?) 하고 있다.

 사실 사제가 되고 난 후 참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사제의 가장 기본적 임무인 미사 봉헌 외에도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일은 예사고 때로는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춰야 하고, 상담을 해줘야 하고, 가끔은 짐짓 아는 척도 해야 한다.

 이런 경험 중 가장 떨리는 일을 꼽으라면 단연 방송출연이다. 부산교구에서는 2~3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방송출연을 해야 한다. 부산평화방송 라디오 강론이 그 이유다. 자주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미리 녹음하는 것이라 약간의 부담과 긴장만으로 차례를 잘 넘겨왔다.

 하지만 요즘 강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방송을 맡았다. 부산평화방송 사회교리 프로그램이다. 사제 4명이 작은 스튜디오에 앉아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 그대로 전파를 탄다. 요즘 화제가 되는 `나는 꼼수다`처럼 흥미롭고 재미있게 각종 현안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하지만 듣는 분들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다.

 한 사제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정해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고, 또 한 사제는 직접 경험한 현장을 전하고, 다른 한 사제는 교회의 아쉬운 부분을 시원하게 이야기한다. 나는 딱히 아는 것도 없고, 주장하는 바가 분명한 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사회사목의 한 분야를 맡고 있다는 이유로 방송에 참여하고 있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애쓰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되면 주로 듣기만 하다가 한두 가지 생각만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생방송이라는 거다. 방송 중에 옆 신부님의 발언을 듣다가 `아 이거 너무 나가는데…`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고 `차라리 강론을 하시죠`하는 생각이 들어도 입을 막을 수도 없다. 짜릿한 긴장감이다.

 사실 예비신자 교리교육 막바지에 사회교리와 실천신학에 대해 다루기는 하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회의 사회참여 문제에 대해 오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 참여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올바른 복음적 근거나 교회 가르침에 의존하기보다는 각자의 신념이 교회 기준인 것처럼 주장하는 때도 많다. 그래서 교구마다 사회교리학교 등을 통해 사회교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하는 방송이지만 점점 그 횟수를 늘릴 수도 있다는 불안한 소식이 들린다. 어느 방송은 `쫄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데 우리는 뭐라고 외칠 수 있을까? 예수님처럼 하늘을 품은 사람은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건 길다. 어떤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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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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