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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신부님! 본당이 어디세요?

김기원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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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에서 교정사목위원장 신부로 활동한 지가 햇수로 8년이 돼가는데 아직도 신자들을 만나면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신부님! 본당이 어디세요?" "어느 본당에서 사목하세요?"

 천주교 신자들은 신부를 만나면 당연히 본당에서 사목하는 신부일 거라 생각하고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때마다 "교정사목하는 신부입니다"하고 대답하고 교정사목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지만 해가 갈수록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나름대로 교정사목을 오래 했고 이런 저런 덕에 상도 받고, 이곳저곳에 글도 쓰고 강의도 많이 하며 교정사목을 알렸는데, 아직도 교정사목을 하는 신부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 현실이 섭섭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도소`,`구치소`.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만큼 익숙하지만 왠지 낯설고 두려움이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일반인들은 교도소, 구치소, 소년원 등 교정시설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가족이나 지인 중에 누가 잘못을 저질러 교정시설에 들어가지 않는 한 가볼 기회도 좀처럼 없는 곳입니다. 또 교정시설에 있는 이들에 대해서도 전과자라는 선입견 때문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교도소를 죄지은 사람들이 벌을 받는 곳으로만 생각합니다. 살인ㆍ강도 같은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람, 사기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교도소는 법적으로 죄인들이 벌을 받는 곳이고 교정교화 시간을 갖는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 있는 수용자를 만나며 그들과 함께 하고, 형기를 마치고 나온 출소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교정사목 신부`입니다. 다시 말하면 수용자와 출소자의 교정교화를 위해 사목하고 있는 신부입니다.

 그러기에 일반 본당 신부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본당 신부는 결코 알 수 없고, 체험할 수도 없는 수많은 일들을 보고 듣고 겪습니다.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인생들을 만나면서 느낀 저의 생각이 교정사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제 글을 통해 여러 가지 이유로 상처를 받은 분들이 타인의 아픔을 통해 자신을 올바로 바라보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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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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