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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진상 종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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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하는 상담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골치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심리처방을 해주어도 듣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나는 내 마음을 다 알아!’ 하면서 고집을 부립니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알려주는 마음 치유법에 귀를 막습니다. 그리고 자기식대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일에 충고 아닌 충고까지 합니다. 그래서 진상들이라고 하는데, 이들보다 더 골치 아픈 사람들이 종교인들입니다. 심리공부를 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 몇 가지 어설픈 지식으로 마음에 대해 다 아는 듯이 행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보면 위험천만해 보입니다. 마치 시장에서 만병통치약을 파는 사람처럼 보여서입니다.

실제로 의존적인 사람들이 그들의 돌팔이 처방을 따르다가 마음병을 키우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사람 마음은 그렇게 간단히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 마음은 단순하지 않고 층층이, 겹겹이 쌓인 총체물이라서 그 구조와 생리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무의식은 바다와 같이 깊고 넓어서 인간의 머리로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심리학자 프로이드가 자기가 평생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려고 애썼는데 다 보질 못했다고 고백했겠습니까.

몸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대상입니다. 해부하면 사람의 몸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몸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은 지금도 몸에 대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하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람 마음을 다 안다’고 호언하는 종교인들이 있는데, 다 사기꾼들입니다. 종교인들일수록 자신이 마음에 대하여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마음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무지로 인해 수많은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길고 긴 코로나로 지쳐가는 교우분들게 꼰대유머 하나 소개합니다.

“여보세요. 신부님이시지요?”

“네.”

“저 신부님 유튜브팬이에요~ 강의 넘 잘하세요!”

“아 감사합니다.”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작은 선물 하나 보낼게요~”

“아 그런걸 뭐….”

“(호호호) 근데 무료는 아니고요. 세일기간이라 반값만 받을게요! 아주 최고급 여성화장품이에요.”

“네? 저는 지금 와이프가 없는데요.”

“아 그러세요? 기러기 아빠이신가보다~”

“아 애도 없어요.”

“어머? 별거중이세요?”

“아뇨~ 결혼 안했어요.”

“어머! 독신이세요? 저도 혼자 사는데…”

“아 그게 아니고 신부들은 결혼하지 못해요.”

“어머! 제가 아는 신부님은 사모님 있던데요.”

“아 거긴 성공회일거예요. 그쪽에 연락해보세요~”

“어머 죄송해요.”

“생각 바뀌시면 전화주세요.”

난 착한신부라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전화해줄 거라고 했다. 유튜브 팬 하나 놓치기 싫어서……. 가끔 이런 전화가 와서 마음을 심란하게 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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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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