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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미워도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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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하기 힘든 일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수도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사람을 미워하는 일입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습니다. 사랑은 잘 안 되더라도 노력하는 것만으로 심리적 보상을 받는데 비해 미움은 그런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움이 뿜어내는 분노는 자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내면에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이 잠재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파괴력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부터 초토화시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를 가장 미워하는가? 자기를 미워하는 사람을 가장 미워합니다. 사람은 자기 생각에 동조해주고 뜻을 거스르지 않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라도 자신과 의견충돌을 일으키는 사람은 싫어합니다. 상대방을 싫어하게 되면 상대를 기분 좋게 해줄리 만무하고 상대방 역시 자신이 미움받는다는 것을 인지하면 더 미운 짓만 골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미움은 미움의 악순환을 만들기 때문에 사랑보다 더 힘들다고 하는 것입니다.

미움이 가득하면 상대방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이 미우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것이 다 미워집니다. 남편이 미우면 벗어놓은 옷까지 미워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미움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입니다. 호주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부메랑처럼 한 번 던져놓으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미움은 너무 오래 간직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가수 남진씨 노래 중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고 했습니다. 미움의 부메랑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예방하란 말들입니다. 미움은 없애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에 품고 살면 나를 병들게 하는 것이 미움입니다. 그래서 미움은 매일매일 해소하며 살아야 합니다.

아재 유머 하나 하겠습니다. ‘장희빈’하면 희대의 악녀로 유명합니다. 왕은 신하들의 읍소로 결국 장희빈을 죽이기로 합니다. 그래서 장희빈에게 사약을 내렸습니다.

사약을 가져간 병사가 장희빈에게 마실 것을 독촉했습니다. 그러나 장희빈은 왕이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이럴 리가 없다 하며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장희빈이 말하길 “좋다. 마시겠다”며 정말 임금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병사는 “임금님의 뜻은 그 사약 그릇 밑에 써 있다’고 했습니다. 장희빈이 사약 그릇 밑을 보니 거기에는 왕의 친필이 적혀 있었습니다. “원 샷~”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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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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