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23.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527항)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전하고 끝까지 참고 가르치면서 사람들을 책망하고 훈계하고 격려하시오. 사람들이 건전한 가르침을 듣기 싫어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에 그들은 자기네 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마음에 맞는 교사들을 끌어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진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꾸며낸 이야기에 마음을 팔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는 언제나 고난을 견디어내며 복음 전하는 일에 힘을 다하여 그대의 사명을 완수하시오.”(2티모 4,2-5)


■ 복음이 전해져야 하는 곳?

하느님께서는 복된 생명에 참여하도록 인간을 부르셨고 우리에게 다가오셨으며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셨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항) 성자께서는 생명과 복음이 세상에 전해지도록 제자들을 부르셨고 파견하셨습니다.(2항) 하지만 이 세상에 하느님 뜻을 전하는 데에는 여러 어려움도 있습니다. 복음은 바로 수많은 사회 현안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삶 안에 전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 어려운 것은 식별입니다. 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예로 들어 볼까요? 민생과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요인은 전기 생산 재료인 천연가스와 석탄의 가격 인상, 한국전력공사의 역마진 구조 등입니다. 이와 맞물려 적정 전기요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여부를 비롯해서 대체 에너지원 개발과 같은 문제들이 맞물립니다.


■ 하느님 사랑 이웃사랑

전기요금 해법을 위해 민영화 추진, 혹은 전기의 공공재적 성격을 감안해 적자를 안더라도 현 방향을 유지하는 방법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됩니다. 많은 정치인들은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을 배려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민영화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최소한의 삶조차 보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 그것으로는 답이 되기 어렵겠지요. 반대로 지금의 적자 상황도 큰 난제입니다. 인상된 전기세를 받아들이는 것도 분명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전기요금을 ‘정치요금’이라고도 하지요.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식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까? 전기를 값싸게 생산하는 핵발전소 증설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복음의 가르침은 여기서 어떻게 작용합니까?


■ 식별과 용기

먼저 현실화된 요금이 정해져야 합니다. 요금 결정 과정에서 유관 인사들은 비판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소비자인 우리도 값싼 요금만이 아니라 정당한 값을 지불해야 하고 동시에 검약에 대한 인식도 길러야 하며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돼야 합니다. 이 역시 인내와 불편을 겪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노력들은 결국 이웃을 사랑하라는 복음 말씀이 우리 사회 안에서 뿌리내리는 과정인 셈입니다.

사익이 아닌 이웃을 함께 생각하고, 내가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를 지는 노력 그것이 바로 이웃 사랑의 실천입니다. 또한 교회의 가르침을 토대로 비복음적 상황을 단호히 거절할 용기도 필요합니다. 값싼 전기를 위해 핵발전소를 증설하는 것은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방사능 문제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식별과 더불어 우리의 용기 또한 요청됩니다.


“사회 영역에서 교회의 사목 활동은 인간의 진리를 증언하여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사회 활동은 인간을 중심에 두는 기본 원리에서 영감을 받아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527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06-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이사 43장 1절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