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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6. 때가 찼을 때의 기도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598~260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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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방향이 있습니다. “모세가 불타는 떨기에 다가가듯 거룩하신 주 예수님께 가까이 가는 것”(2598)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하듯이 하느님은 하늘에 계십니다. 그러니 기도는 하늘로 오르는 것입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땅만 돌아다니면 기도하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예수님은 이 지상 생활 안에서 기도의 올바른 방향도 알려주셨습니다.

살레시오회의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는 수도회에 들어와서 종신서원을 앞두고 공황장애까지 올 정도로 몸이 심하게 안 좋아졌습니다. 수도회 장상은 집에 돌아가서 건강이 좋아지면 돌아오라고 하였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울부짖으며 빨리 건강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3년이 되는 때에는 병이 나을 것이라 굳게 믿었지만, 건강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화가 너무 나서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주님, 이제 다 내려놓겠습니다. 저를 죽이든 살리든, 구워 먹든 삶아 먹든 마음대로 하십시오. 사제가 되든 안 되든 수도자가 되든 안 되든 상관없습니다. 더 이상 바라지 않겠습니다. 당신 손에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

그러자 한 달 만에 기적처럼 몸이 좋아지기 시작하였고 두 달 만에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어 수도회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기도는 물론 청하는 것입니다.(2604 참조) 하지만 이 청함은 주님의 뜻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주님의 뜻이 내 뜻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 기도가 아니라 내 뜻을 품고 주님 뜻 안으로 뛰어드는 것이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라고 청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기도와 자기 증여는 동일합니다.”(2605) 자기 증여란 내 뜻을 주님 뜻 안에 일치시키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기도는 그분께서 인간으로서 지니신 충만한 사랑의 마음으로 성부의 ‘심오한 뜻’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동의로 집약됩니다.”(2603)

그렇다면 내 뜻을 어떻게 주님 뜻에 봉헌할 수 있을까요? ‘감정’이 중요합니다. 자녀들은 부모가 장난감이나 과자를 사주지 않아도 결코 이러한 감정을 잃지는 않습니다. 바로 ‘감사’입니다. 어른이 될수록 이 감정은 더욱 커집니다. 감사하고 있다면 그분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때가 차 드리신 기도의 새로움”은 바로 “자녀다운 기도”(2599)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오천 명을 먹이실 때도, 라자로를 살리실 때도 언제나 감사와 찬미가 그 바탕을 이룹니다.(2603-2604 참조) 먼저 당신을 아들로 삼아주신 아버지께 감사를 드려야 그분을 인정해드리는 것입니다.

먼저 인정해드릴 때 인정받습니다. 내 뜻대로 그분을 움직이는 것이 아닌 내가 그분의 자녀로 인정받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이 바탕 없이는 아무리 기도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청하고 싶은 것을 안고 그분 품에 뛰어듭시다. 내가 품은 청원을 나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그분 뜻 안에서 거룩하게 하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 기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강생하심으로써 인류를 완전히 떠맡으셨기 때문에, 기도에서도 사람들을 떠맡고 계시며, 당신 자신을 성부께 바치심으로써 그들을 또한 성부께 봉헌하신다.”(2602)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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