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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7. 때가 찼을 때의 기도②(「가톨릭교회 교리서」 2607~261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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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수사가 올리브기름이 필요하여 올리브 묘목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주여, 이 연약한 뿌리가 자랄 수 있는 비가 필요하니, 단비를 내려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주께서는 단비를 내려주셨습니다. 그 수도자는 이어서 “주여, 이제 태양이 필요합니다. 주께 기도드리오니 해를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검은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오! 주님, 이 나무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는 서리가 필요하겠습니다”라고 외쳤습니다. 그랬더니 그 작은 나무에는 서리가 앉아 번쩍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저녁에는 죽어버렸습니다. 작은 묘목에 그렇게 잦은 일기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되었던 것입니다.

그 수사는 동료 수사의 방을 찾아가서 그의 이상한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동료 수사는 “나도 역시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어 키우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그런데 보십시오! 나는 나무를 하느님께 맡깁니다. 그랬더니 잘 자랍니다. 그분은 나 같은 사람보다 그것이 필요로 하는 것을 더 잘 알고 계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 수사의 기도 문제점은 하느님께서 자신을 사랑하심을 믿지 못한 것에 있었습니다. 자신이 일일이 청하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자기 올리브나무를 죽게 내버려 둘 분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반면 두 번째 수사는 ‘하느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시니 분명히 올리브나무가 잘 자라게 해주실 거야!’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첫 번째 수사처럼 기도했다면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 수사처럼 기도하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믿음 안에서 기도하는 것”(2609)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믿음은 (중략) 자녀로서 하느님과 일치하는 것입니다.”(2609)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나 다 받을 수 있다고 믿으셨고, 우리에게도 그러한 “자녀다운 대담성”(2610)을 가지라고 하십니다. 자녀에게 아끼는 부모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처럼 기도하려면 하느님 자녀가 되었음을 믿어야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우리를 하느님 자녀가 되게 하도록 예수님께서 기도 안에서 하시는 세 역할을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예수님은 “우리의 사제”가 되어 아버지와 우리 사이를 이어주시고, “우리의 머리”로서 우리와 한 몸이 되시며, “우리의 하느님”으로서 우리가 하느님 본성을 갖게 하십니다.(2616 참조) 이런 마음으로 기도한 사람이 바로 베드로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라고 기도하였습니다. 물 위는 하느님만이 걸으실 수 있는데, 베드로는 하느님 자녀의 대담성을 보인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내 몸의 머리로 믿고 기도하게 된 것이 신약의 새로움입니다. “새로운 기도란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입니다.”(2614) 예수님은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4)라고 하십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삼는다는 말은 내가 그리스도가 되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놀라고 기뻐하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가 된 것입니다. 사실 그분은 우리의 머리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지체이기 때문에 그분과 우리는 온전히 한 인간입니다”(795)라고 말합니다. 아버지는 아드님의 기도를 다 들어주십니다. 그러니 하느님 자녀로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실 것을 믿읍시다. 그러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마르 11,24 참조)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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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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