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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36.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53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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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신부님,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요즘 세상에서 희생하고 양보하고 사는 건 너무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 신앙의 가르침대로 산다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더욱이 사회 문제는 더 복잡하잖아요?

이 신부: 우리 함께 이야기해 봐요!


■ 올바른 사회 참여란

신앙인의 삶과 사회 참여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여러 부류의 종교 그룹이 있었는데 저마다 다양한 방식의 사회 참여를 주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로마 식민지배에 무력으로 저항함을 주장했던 열혈당원들, 반대로 성전에서 예배와 전례 전통을 엄격히 중시했으나 사회 현실과 고통받는 이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었던 제사장 계층인 사두가이파, 현실을 피해 은둔과 종말론적 경건함을 추구했던 쿰란의 에세네파 등입니다.

물론 많은 선량한 유다인들은 자선과 애덕에 힘쓰고 살았다고도 전해집니다.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 해도 폭력적 수단은 정당화될 수 없기에 열혈당원의 방법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그렇다고 사회에 무관심한 사두가이들의 모습도 올바르지만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복잡한 현대사회에도 다양한 방식의 사회 참여 방식이 있습니다.


■ 평화와 복음의 방식으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진정으로 사회와 이웃을 위하는 것인지, 위하는 것이라면 평화적 방법으로 행해지는지 식별해 봐야 합니다. 세상과 떨어져 있다는 것은 무관심 혹은 이기주의와는 다르며, 사회를 바꾼다는 기치 아래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도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지만 방법과 목적에 신중할 것과 참여에 있어 자율성과 도덕성을 강조하고 개인의 양심을 강조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571항)

따라서 복잡한 사회 현실은 잘 모르더라도 묵묵히 삶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 거리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예언자 같은 이들, 고요한 수도원에서 세상과 떨어져 지내나 진심으로 인류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의 모습에 평화와 복음의 향기가 묻어난다면 이는 사회 참여의 올바른 방법입니다.


■ 인간의 고귀함

사회교리에서 사회란 ‘모호하고 모순투성이다’라고 표현한 것처럼(196항) 사회 문제는 자체로 난제이며 관련 정보마저 제한된 경우가 많은 데다 식별도 어렵고 피로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성경 첫 장인 창세기에서 창조의 황홀한 순간 이후 아담과 하와의 잘못, 동생을 죽인 카인 등 인류의 죄가 확산되듯 세상은 늘 어렵습니다. 이른바 한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유와 존엄입니다.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선과 생명, 진리와 정의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내 삶에 책임과 사명을 갖고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신앙의 확신이 그것입니다. 비록 불의하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진리를 통해 영원한 생명과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입니다. 그래서 복음서의 저자들도 작은 일에 성실한 이가 큰 일에도 성실하고(루카 16,10) 그 성실함을 하느님께서 보신다고 합니다.(1코린 4,2)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 의탁하는 신앙인의 삶입니다.


“피동적으로 지침이나 명령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구상과 계획으로 사람들의 정신과 풍습, 사회 공동체의 법제와 조직을 그리스도화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생각해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531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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