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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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쓰인 복음서, 예수님 행적 생생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72) 마르코 복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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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서는 네 복음서 가운데 가장 먼저 저술됐기에 역사의 실제에 가장 가까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복음서다. 마르코 복음사가 이콘.


마르코 복음서는 네 복음서 가운데 가장 먼저 쓰였고, 분량도 가장 적습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원래 16장 8절까지고 이후 내용은 덧붙여졌습니다. 헬라어 신약 성경은 ‘Κατα Μαρκον Αγιον Ευαγγελιον’(까타 마르콘 아리온 에우안겔리온),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Marcus’,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펴낸 우리말 「성경」은 ‘마르코 복음서’라고 표기합니다.

헬라어 ‘Μαρκοs(마르코스)’는 우리말로 ‘마르스에게 봉헌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마르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이자 농사의 신입니다. 파종하는 3월을 ‘마르스의 달’이라 해서 라틴어로 ‘Martius’, 영어로 ‘March’라 하지요. 고대 로마인들은 자신을 마르스의 후예로 여겼습니다. 이처럼 마르코는 고대 로마 제국에서 흔한 이름이었지요.

신약 성경에는 ‘요한 마르코’라는 이름이 14번 등장합니다. ‘요한’은 히브리식 이름이고, ‘마르코’는 로마-그리스식 이름입니다. 요한 마르코는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예루살렘에 살았으며 그의 집에서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이 종종 열렸습니다.(사도 12,12) 그는 바오로 사도의 1차 선교 여행에 사촌 바르나바와 동행했습니다. 그들은 안티오키아에서 출발했으나 요한 마르코는 도중에 그만두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사도 12,25─13,13) 바오로 사도는 이를 못마땅히 여겨 2차 선교 여행(50~52년께) 때는 그를 데려가지 않습니다. 그러자 요한 마르코는 바르나바와 함께 키프로스 섬으로 가서 선교합니다.(사도 15,37-39) 그러나 요한 마르코는 바오로가 3차 선교 여행(53~58년께) 때 에페소 감옥에 갇히자 곁에서 그를 돕습니다.(필레 24; 콜로 4,10) 아울러 바오로는 로마에서 순교하기 직전 티모테오에게 마르코를 데려오라고 부탁합니다.(2티모 4,11) 70~100년께 로마에서 쓰인 베드로의 첫째 서간에서는 마르코가 베드로의 일행으로 로마에 있다고 소개합니다.(1베드 5,13) 이처럼 신약 성경은 요한 마르코가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협력자임을 알려줍니다.

초대 교회 히에라폴리스의 파피아스(60년께~130년) 주교는 “마르코가 베드로 사도에게 전해 들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말씀을 기록했다고 요한 사도에게 들었다”고 증언합니다.(에우세비우스 「교회사」 12,12) 2세기 리옹의 이레네오 성인은 “베드로 사도가 순교한 다음에”,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150~215년) 성인은 “베드로 사도가 살아있을 때”에 마르코 복음서가 저술됐다고 합니다. 아울러 일부 교회 전승은 베드로 사도가 그의 통역자인 마르코를 이집트에 파견했고, 마르코는 알렉산드리아에 교회를 설립해 첫 번째 주교가 됐다고 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68년께 순교했고, 그 유해는 훗날 베네치아로 옮겨진 후 산 마르코 대성전을 지어 제대 아래 안치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교회는 베드로·바오로 사도와 연결된 요한 마르코가 마르코 복음서를 저술했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성경학자들은 △마르코 복음서에 바오로의 사상이 거의 없다 △수록된 예수님의 말씀이 50년대 편찬된 「예수님 어록」(Q)보다 많이 변질해 있어 베드로 사도가 전한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기록했다고 보기 어렵다 △치유·구마 이적이나 논쟁 사화 역시 이를 목격한 베드로가 바로 전한 이야기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교회 전통상 마르코가 복음서 저자라고 할 뿐이지, 누가 마르코 복음서를 저술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그가 히브리어와 아람어를 알 뿐 아니라 헬라어로 집필했고, 유다인과 이방인들의 풍습까지도 잘 알고 있어 해외 유다계 그리스도인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제1차 유다-로마 전쟁을 기준으로 50~70년께 로마에서 쓰인 것으로 봅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네 복음서 가운데 가장 먼저 저술됐기에 역사의 실제에 가장 가까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복음서입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예수님의 갈릴래아 활동기(1─9장), 예루살렘 상경기(10장), 예루살렘 활동기(11─16장)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16장 8절로 끝맺는데, 그 끝맺음이 매우 어색해 2세기에 긴 끝맺음(16,9-20) 또는 짧은 끝맺음을 덧붙였습니다.

마르코 복음서의 관심사는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1,1)입니다. 복음은 모든 사람을 위한 기쁜 소식입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나자렛 출신 예수님의 신원과 정체를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로 이야기하고 복음으로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는 복음의 주제는 ‘하느님 나라’(1,14-15; 4,26-32)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참여는 인간 구원(9,43-45; 10,17-23)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고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는 현실적이며 최종적이고 현재며 미래이고 보편적인 인간 구원입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합니다. 하느님의 아들과 같은 뜻으로 ‘그리스도’, 곧 히브리말로 ‘메시아’라고 선포합니다. 또 ‘사람의 아들’이라고도 부릅니다. 아울러 마르코 복음서는 세 번에 걸쳐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합니다.(8,3; 9.31; 10,33-34) 또한, 실제로 그분은 죽으시고(15,33-41) 묻히셨으며(15,42-47) 부활하시고 나타나셨다고 증언합니다.(16,1-8)

 


리길재 선임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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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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