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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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좋은 책 읽으며 신앙도 튼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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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에 긴 추석 연휴까지 더해졌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주제의 도서들에 마음을 빼앗겨 보면 어떨까.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희망의 기도 / 프란치스코 교황·에르난 레예스 알카이데 / 이재협 신부 옮김 / 가톨릭출판사


“성경은 하느님께서 노아에게 인류가 사라질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방주에 오르라고 말씀하신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날 위험은 그 당시보다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전쟁, 전염병, 경제 위기와 환경 위기는 세상을 뒤흔드는 폭풍우 치는 바다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또한 이 위험은 우리를 기다리는 거대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인 형제애의 배에 모두 함께 올라탈 것을 요청합니다. 과장 없이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형제애는 우리의 미래를 이끌 유일한 운송 수단입니다. 만약 우리가 미래를 원한다면 말이죠.”(218쪽)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 10주년을 기념하면서 그간 그가 강조했던 10가지 핵심 메시지를 정리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희망의 기도」가 출간됐다.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자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인 그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 평화와 교회 일치 및 개혁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많은 사람을 만났고, 다양한 연설과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이 책을 통해 학대, 환경, 언론, 정치, 건강, 전쟁, 이주민과 난민, 여성 문제 등 교회 안팎의 다양한 문제를 다시 한 번 꼬집는다. 또 인간이 벌인 세상의 모든 심각한 문제를 우리 스스로 극복할 수 있으며, 인류가 한배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들을 반드시 해결해야 희망의 길로 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여러 통계와 자료, 예술가나 사상가의 말, 교회 교리와 역대 교황의 가르침도 인용해 글은 더욱 흥미롭고 풍성하게 전개된다.

“이제 작업을 시작하기만 하면 됩니다. 독일 시인 릴케는 새로운 일에 착수할 때 영감을 주는 다음과 같은 구절을 남겼습니다. ‘이제 눈으로 할 일은 끝났다. 이제 마음의 일을 시작하라. 네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그 일을.’ 자, 이제 하느님의 이름으로 이 열 가지 요청을 널리 알리는 일에 여러분도 저와 함께해 주시길 부탁합니다.”(‘들어가는 말’ 중에서)
 


계절과 음표들 / 최대환 신부 / 책밥상

“덕 윤리학과 문학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가장 모범적인 예는 영국의 작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입니다. 이 고전문학 작품에서 우리는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들을 통해 ‘살아 있는’ 덕 윤리학을 만나고 배울 수 있습니다. ‘덕을 수확하는 가을’에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중략) 독서에 어울리는 근사한 ‘배경음악’으로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 ‘오만과 편견’(2005)의 영화음악 앨범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음악을 맡은 다리오 마리아넬리는 낭만주의 클래식 음악과 깊은 친화력을 가진, 깨어질 듯 애잔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한 아름다운 음악을 창조하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영화 음악 작곡가입니다.”(56쪽)

문학, 음악, 그림은 물론 아티스트와 등장인물, 작품과 인물의 배경이 된 지역까지, 읽고 감상할 거리가 풍성한 책이 나왔다. 최대환(의정부교구,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지성교육 담당 및 의정부교구 담당) 신부의 「계절과 음표들」. 뮌헨 예수회 철학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가 문화와 예술을 철학으로 엮고 계절에 담아 책으로 펴냈다. 계절에 대한 사유와 묵상은 물론 고전 문학에서 현대의 영화나 드라마, 클래식에서 팝, 교회 안부터 세상 속, 서양에서 동양까지 철학자이자 인문학자인 저자의 방대한 취향이 묻어난다.
 

내가 떠난 새벽길 / 한수산 / 생활성서사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와 최양업 신부가 걸었던 신앙의 여정을 다룬 한수산(요한 크리소스토모) 작가의 순례기가 출간됐다. 바로 「내가 떠난 새벽길」. 책은 100년의 시간을 훌쩍 넘겨 두 사제가 걸었던 길은 물론, 작가가 직접 찾아간 시완쯔와 마찌아즈 교우촌, 롤롬보이의 오늘날 등을 품는다. 또 신학생 최양업과 함께했던 김대건, 최방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저자가 순례길에 만난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고 있다. 신앙 선조들은 물론 저자의 여정에서도 희망과 설렘이 예상치 못한 난관과 사고에 부딪히고, 그럼에도 또 이어져 나름의 열매를 맺는 모습에서 신앙의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신학생으로 마카오로 향하는 소년들이 건넜을 그 강이 흐르고 있다. 그때의 그 나라도 가고 사람도 갔는데 강물만 남아 있다. 거기에 이념이라는 이름의 갈등이 덧씌워지고, 먹고 살자는 경제만이 번들거린다. 산도 물도 다 옛것이 아니다. 흘러간 세월은 저 강물처럼 깊고 어둡다. 거기 망각과 침묵이 두께를 가늠할 수 없이 가라앉아 있다.”(127쪽)

한수산 작가는 세종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를 지냈고, 여러 작품 활동을 통해 가톨릭문학상, 오늘의 작가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집중력 설계자들 / 제이미 크라이너 / 박미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집중력 설계자들’.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 같지만, 찬찬히 책장을 넘겨보면 ‘집중의 선배’인 중세 수도자들의 이야기이다. 산만함은 현대인만의 문제는 아니었나 보다. TV를 없애고 SNS를 끊고 유튜브를 지워도 또다시 너무 쉽게 산만해지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집중’을 구원의 문제로까지 여겼던 수도자들이 한 수 알려준다.

“일부 은수자는 동굴이나 텐트, 심지어 허허벌판에서 잤다. 마케도니우스(Macedonius)는 어디를 가든 땅에 구멍을 뚫고 사는 것을 선호해 ‘구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른 은수자들은 마을 변두리, 교회나 수도원의 탑, 빈 수조의 바닥에 거주했다. 심지어 음식물을 제공받을 도르래가 달린 기둥 꼭대기에서도 살았다.”(1장 ‘세상’ 중에서)

미국 조지아대학교의 역사학 교수인 저자 제이미 크라이너는 1500년 전의 중세인들도 산만함에 시달렸다고 말한다. 수도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그들은 대부분 혼자 살거나 일상적 대화마저 억제하는 수도원에서 살았는데도, 끊임없이 주의가 흐트러졌다. 그래서 누구보다 산만함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었고, 집중하고자 갖가지 전략을 개발했다. 경전을 읽으며 정신을 깨우는 고전적인 방법부터 ‘채찍질’이나 ‘거세’ 같은 기상천외한 고행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저자는 유럽의 여러 수도원을 비롯해 바티칸도서관 수장고까지 뒤지며 이 같은 기록을 엮었다. 그리고 당대에 이미 집중의 고수들로 칭송받았고, 거리 두기에서 메타인지로 이어지는 꽤 현대적인 6가지 집중법을 소개한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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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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