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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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면…

성소 주일에 읽을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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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 주일’이다. 사제와 수도자는 물론이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각자 부여받은 성소를 통해 하느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을 골라봤다.

 


내 안의 빛을 찾아 / 안셀름 그륀 신부 / 차윤석 옮김 / 분도출판사

“영성의 길의 목표는 내면의 빛을 보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 길은 자기 됨의 길에서 중요한 단계입니다. 자신의 자아상에 투영된 것과 자아상을 흐리는 것, 늘 신경이 곤두선 생활 패턴을 뚫고 우리 안에서 사파이어처럼 빛나는, 훼손되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참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안의 빛을 찾아」는 15~16세기 몬세라트 수도원의 시스네로스 아빠스가 쓴 「수련서」를 바탕으로 현대인이 일상에서 일하며 기도할 수 있는 ‘베네딕도회 피정’을 소개하는 책이다.(82쪽)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피정은 대개 영신수련이다. 영신수련은 예수회 창설자인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창안하여 널리 퍼진 것으로, 가장 중요한 주제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선택’하는 것이다.

반면 베네딕도회 수련의 주제는 ‘하느님을 깊이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비주의의 세 가지 길인 정화의 길, 조명의 길, 일치의 길을 토대로 하느님께 가는 길, 즉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나만의 고유한 형상인 ‘참된 자기’를 찾는 길을 제시한다.

정화의 길이 욕심과 감정을 정화하고 질병을 일으키는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라면, 조명의 길은 사람의 생각을 밝혀 자기 자신과 하느님에 관해 점점 분명하게 알고자 하는 시간이다. 또 일치의 길에서는 하느님은 물론이고 자신, 피조물, 모든 사람과 하나가 되도록 이끈다.

시스네로스 아빠스의 「수련서」는 수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내 안의 빛을 찾아」의 저자 안셀름 그륀(베네딕도회) 신부는 베네딕도회 피정이 수도자나 특출하게 영적인 사람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화·조명·일치는 인간이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인 동시에 하느님을 체험하는 길이기에 모든 구도자에게 인간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함을 강조한다.
 


주교연기 / 아담 샬 신부 / 최경식 옮김 / 이근덕 신부 감수 / 아시아의 빛

중국의 문화와 선교 역사에 있어 괄목할 만한 발자취를 남긴 아담 샬(예수회, 1592~1666) 신부의 「주교연기」가 번역·출간되었다.

「주교연기(主敎緣起)」에서 ‘주교’는 ‘주님의 가르침’이라는 뜻이고, ‘연기’는 ‘세상에 존재하는 일체는 법이 있고, 모두 인(因)과 연(緣)을 따라 일어난다’는 의미로, 책은 전체적으로 주님의 가르침이 탄생한 근원과 오늘에 이른 과정, 이 가르침이 우리 인류에게 어떤 보탬을 주는가를 성리학과 불가·도가의 이론적 모순점을 비판하면서 전개한다.

아담 샬 신부는 독일 쾰른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1617년 사제품을 받은 뒤 1619년 7월 마카오에 도착했다. 중국에서 40여 년간 명·청 두 왕조를 경험하면서 종교와 과학 분야의 역서와 저서 100여 권을 집필했다.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한 예수회 선교사들이 적응주의 노력으로 저술한 1000여 종의 한문 서학서를 흔히 천학(天學)이라고 하는데, 이 천학 서적들 중에서도 미켈레 루지에리 신부의 「천주실록」, 마태오 리치 신부의 「천주실의」, 쥴리오 알레니 신부의 「천주강생언행기략」, 그리고 아담 샬 신부의 「주교연기」를 통해 그리스도교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뿌리내리는 과정과 그 내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아담 샬 신부는 중국에서 만난 소현세자와 교류하며 천학 서적과 성물을 선물하기도 했고, 그의 서적 역시 조선의 학자들에게 전해져 실학과 천주교 신앙이 싹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원장 김동원 신부)에서 발간한 이 책은 중국문화연구팀장 최경식(스테파노) 박사가 번역했고, 성리학을 전공한 이근덕(수원교구) 신부가 윤독하며 감수했다.


성인, 땅에 선물된 하늘의 보배 / 장재봉 신부 / 꿈꾸는 요셉

“성인들은 참으로 위대하고 찬미 받으실 그분을 향해서 온 삶에 집중했습니다. 더 나은 삶을 확신했기에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것에만 몰입했습니다. 끈기 있고 줄기차게 옳은 길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모든 성인에게 엿볼 수 있는 뚜렷하고 보편된 정신은 ‘참회’인데요. 참회야말로 하느님을 향한 무한한 존경심이 그 바탕이 된다는 걸 일깨워줍니다.”(71쪽)

「성인, 땅에 선물된 하늘의 보배」는 부산가톨릭신학원 원장 장재봉(부산교구) 신부가 경향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엮은 책이다. 성경을 묵상하며 느꼈던 설렘과 평화를 담은 글로, 암브로시오·티모테오·예로니모·페르페투아·펠리치타스·요안나 드 샹탈 등 다양한 성인들의 이야기로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순교나 위대한 희생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성인이 되기를 원하시고, 일상에서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작은 실천을 통해 주님 보시기에 아리따운 성인의 삶을 살 수 있다고, 그 소소한 방안을 제언한다.
 


울지마톤즈 학교 / 구수환 / 북루덴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파견돼 8년여 동안 구호와 의료·봉사활동에 헌신하다 선종한 고 이태석(1962~2010) 신부의 삶과 가르침을 되새기는 책이 출간됐다.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제작한 구수환 감독이 엮은 책으로, 저자는 이태석 신부로부터 배울 수 있는 메시지를 4가지로 요약한다. △참을 수 없는 이타심 △죽음을 잊은 용기 △절실하고 헌신적인 실천 △감사하며 섬기는 마음이 그것이다.

신간 「울지마톤즈 학교」는 2011년 펴낸 「울지마톤즈 그 후 선물」의 개정판으로, 저자는 “이태석 신부가 세상을 떠난 지 14년이 흘렀지만, 전국의 교육현장에서는 ‘이태석 신부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며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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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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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아들들은 주님의 선물이요 몸의 소생은 그분의 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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