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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 출판사 대표를 만나다] (2) 다섯수레 출판사 대표 김태진(암브로시오)

아이들에게 좋은 책 다섯 수레 가득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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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 삶에 독서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다. 영상 매체가 발달하고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좋은 책을 만드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 삶이 풍요롭다. 출판 외길을 걸어온 출판사 대표들 중엔 의외로 가톨릭 신자가 많다. 가톨릭언론인협의회와 공동 기획으로 가톨릭 신자 출판사 대표들을 만나며 그들의 신앙이야기와 출판인생을 들어본다.
                                               평화신문ㆍ가톨릭언론인협의회 공동기획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에게 무엇을 전해줘야 할지 늘 고민합니다. 과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나라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어린이ㆍ청소년 과학책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역사책 발간에도 중점을 두고 있고요. 인문학 바탕이 없는 과학엔 힘이 없거든요."
 서울 마포구 서교동 다섯수레 출판사 사옥에서 만난 김태진(암브로시오, 73) 대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 역사책은 잘 팔리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내야 할 책"이라면서 다섯수레 대표로서 사명감을 드러냈다.
 다섯수레 책들이 해마다 ○○선정 올해의 책, 문광부 추천도서, 교과부 인증 우수 과학도서 등 각종 추천도서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좋은 책을 알아보는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다섯수레 책은 `신뢰할 수 있고 두고두고 볼만한 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출판사를 설립한 건 1988년이다. 월간 「주부생활」 편집장으로 잡지사 최초 여성 편집장을 지낸 아내(김경희, 마르가리타) 도움이 컸다. 아내는 편집장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다섯수레 설립에 팔을 걷어붙였고, 부부는 급변하는 시대 상황과 출판 환경에서 뚝심있게 출판사를 이끌어왔다. 김씨는 "아내가 (출판) 전문가니까 나는 크게 한 일은 없었지요"라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 대표는 동아방송 PD, 동아일보 기자를 지낸 언론인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언론탄압에 맞서 싸우다 1975년 해직됐고, 이후 동아투위(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언론 민주화와 자유화에 앞장서온 언론계 대선배다.
 "해고 당하고 나선 갈 곳이 없었습니다. 언론이 죽어 있을 땐 출판의 힘이 커지지요. 책을 펴내고 싶었지만 당시 워낙 언론출판에 대한 탄압이 심해 출판사도 마음대로 설립할 수가 없었어요. 1988년에 가서야 출판사 등록이 자유로워졌습니다."
 다섯수레는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두보가 남긴 `남자는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男兒須讀五車書)`는 말에서 따왔다. 출판사 이름을 고민하고 있을 당시 감옥에서 막 출소한 신영복(성공회대) 교수가 추천해준 `오거`(五車)를 한글로 풀었다.
 처음 출간한 책은 어린이 과학도서 「초롱이의 걸음마 자연공부」와 중국 문화혁명을 소설화한 「사람아 아 사람아」다. 신 교수가 번역한 「사람아 아 사람아」는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어린이와 청소년 분야 책에 주력하고 있지만 출판사 초창기엔 인문ㆍ사회과학 분야 서적도 발간했다"면서 "우리 책은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찾는 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투위에서 함께 활동하던 친구 권유로 1989년 아내와 세례를 받게 됐다는 김 대표는 "화곡동본당을 다니며 본당 신문 `벽골까치`도 만들었는데, 지난달에 중단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가톨릭출판언론인협회 고문으로도 활동하며 가톨릭 언론출판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
 다섯수레 대표로서 2002년 가톨릭 매스컴상(출판부문)과 2007년 책의 날 기념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그는 "활자매체를 등한시하는 시대흐름이 안타깝다"면서 "활자매체가 지닌 영향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한 심리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활자매체는 머리로 느끼고 영상매체는 가슴으로 느낀다고요. 백 번 공감하는 말입니다. 모든 판단에 이성보다 감성이 앞선다면 사회규범도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책이 중요한 겁니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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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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