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문화/인터뷰]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설립 10주년, 연구소장 장긍선 신부

이콘은 성경, 신앙 전례, 교리 담긴 영성의 보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이콘(Icon)이 옛것을 베끼는 것이라고요? 우상숭배와 세속화에 대처하는 교회 고민이 담긴 영성의 보화입니다."

 서울대교구 이콘(초기 교회미술)연구소를 10년간 이끌어온 장긍선 신부는 새해 들어서 더 분주하다. 더 많은 이들에게 이콘을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서다.


 오는 3월 1일 설립 10주년을 맞는 연구소는 그간 졸업생을 150여 명 배출하고, 요즘도 수강생 100명이 3년 과정을 밟고 있다.

 그리스말로 `모상`, 또는 `형상`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콘을 보급하고자 장 신부는 목판에 템페라 기법으로 그린 전통 이콘뿐 아니라 `이콘 유리화` 제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 전실(前室)에 영원한 도움의 성모 이콘 유리화를 설치했고, 연구소 자료실 창문에도 이콘에서 즐겨 그리는 데이시스(Deisis, `청원`또는 `주님을 향한 행렬`라는 뜻) 주제 이콘 유리화를 설치했다. 모자이크 이콘도 제작했다. 때론 성경이나 예식서 속에 세밀화를 그리는 데 이 역시 이콘이다. 그야말로 이콘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 최근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자료실 창문에 설치한 `데이시스` 주제 이콘 유리화
 
 
 또 설립 10주년을 맞아 오는 3월 6~12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기념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연구소를 거쳐간 작가들 작품을 담은 이콘화집 발간, 기념 특강 및 교회 전례력에 따른 교회미술 특강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이콘에 대한 교회 전반의 인식은 부족한 편이다. 일각에선 옛 형태를 `그대로 베끼는` 단순한 작업이라 오해하기도 하고, 창의성이 없다고 매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장 신부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교회가 정한 규범과 틀 속에서 그리지만, 이는 그저 답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힌 초기 교회 성화 전통을 다시금 되찾고 살려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성화를 그릴 때 형태보다, 안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도입니다. 이콘 같은 초기 교회미술은 감성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기도 속에서 그려지기에 같은 성화가 단 한 점도 없는 것입니다."

 장 신부가 바라보는 이콘의 실체는 성경과 신앙, 전례와 교리 그 자체다. 그 내용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가시화한 것이 이콘이며, 이콘을 제대로 감상하고 받아들이려면 초기 교회미술사와 그 안에 담긴 영성, 상징성 등을 먼저 이해하고 성경과 교리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전례의 모든 순간은 이콘이 가진 의미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에 이콘은 단순한 성화가 아니라 영성생활로 이끌어주는 길잡이"라고 장 신부는 강조한다.

 장 신부는 전례학이나 이콘 이론만 공부한 것은 아니다. 1997년부터 4년 6개월간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모스크바총대주교청 직할 상트페테르부르크 신학교 이콘 교사 양성과정을 밟으며 이콘 실습으로 디플롬을 받을 만큼 열정을 쏟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서방교회에서 이콘을 재발견하고 이를 되찾고자 많은 연구와 이콘 작업을 해온 걸 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장 신부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이콘연구소를 세우고, 하느님의 신성과 영적 지혜의 충만함을 나타내고자 하는 이콘 교육과 이콘 제작 및 복원 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1-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30

집회 3장 18절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