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지역에 신앙의 못자리를 마련한 신앙선조들의 삶의 자리와 믿음의 터를 걸어서 순례할 수 있는 신앙의 길이 조성됐다.

의정부교구는 교구 설정 10주년(2014년)을 맞아 교구 내 교우촌과 성역지를 잇는 순례길을 조성하고 순례단을 모집한다.

‘의정부교구 신앙의 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순례길은 지난해 의정부교구 신학생들의 도보 순례 코스에서 비롯됐다. 의정부교구 내 순교 사적지와 뮈텔 대주교 경기 북부 공소 순방길을 주제로 조성된 신앙의 길은 신앙 선조들이 피로 지켜낸 믿음과 뮈텔 주교의 사목 열정이 숨 쉬는 길이 하나의 순례길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홍승권 신부(의정부교구 순교자공경위원회 및 성지개발 담당)는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특별한 체험이자 은총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순례길은 완성된 길이 아닌, 교우들의 끊임없는 순례와 체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완성될 길”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7개 구간으로 조성된 신앙의 길은 ▲1구간: 의정부교구청-송추성당-장흥 황사영(알렉시오)순교자묘역-성직자 묘역-교구청 ▲2구간: 교구청-길음동본당 묘지-장흥 남종삼(요한)성인묘역-호명산-양주 백석성당-교구청 ▲3구간: 교구청-양주 백석성당-대모산성-양주관아 치명성지-양주 불곡산 숲길-양주 백석성당-교구청 ▲4구간: 교구청-양주 백석성당-양주 가라비 3ㆍ1만세 기념비-신암리성당-교구청 ▲5구간: 교구청-신암리성당-무건리-노파공소-계묵리공소-쇠골공소-교구청 ▲6구간:교구청-쇠골공소-자운서원-법원리성당-초리골-갈곡리공소-교구청 ▲7구간: 교구청-우고리공소-광적성당-교구청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의정부교구가 위치한 경기 북부지역에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교회 역사에서 기억해야 할 장소들이 많다.

한국 천주교 출발의 주역인 정약종 순교자 일가의 고향인 마재성지가 대표적이다. 정약종 순교자는 오는 8월 시복되는 순교자 124위에 포함돼 있다.

또 교구 내에는 병인박해 이후 박해를 피해 형성된 교우촌과 공소들이 곳곳에 있다. 병인박해 당시 5명이 순교한 양주관아는 치명성지로 조성돼 있다.

의정부교구는 4월 5일 오전 10시 의정부 주교좌성당 사적지성당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순례길 선포 미사를 거행한다. 순례단 30명을 모집해 7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 각 구간을 도보 순례하는 행사도 마련한다.

※문의 031-850-1497 의정부교구 순교자공경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