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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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장 임명] 탁월한 식견 지닌 신학자로 신자들과 소통하며 교회 발전에 헌신

신임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의 삶과 신앙,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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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일시 폐쇄된 은평성모병원을 방문한 손희송 주교가 환자와 가족·의료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가톨릭평화신문DB


“성실하고 명확하며 합리적이다."

“확실한 비전과 교리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지닌 주교로 신자들과 소통한다.”

손희송 주교를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이 한결같이 전하는 모습이다. 손 주교의 대신학교 입학 동기인 이동익(성사전담사제) 신부는 “신학교 시절, 손 주교는 모범생이면서 교우관계도 원만한, 말 그대로 완벽한 학생이었다”면서 “무엇보다 뛰어난 교회 신학자로서 지금 교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제요, 주교”라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손 주교가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된 뒤에 더 잘 드러났다. 손 주교와 함께 일한 사제와 신자들은 “무슨 일을 하든 명확하면서도 사소한 행동과 생각 하나까지 허투루 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손희송 주교(사진 맨 오른쪽)는 1982~198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신학대학에서 유학했다. 당시 동창생·유학생들과 찍은 사진.

 


독실한 신자 가정에서 자연스레 성소 키워

손 주교의 집은 매일 온 가족이 모여 기도를 바칠 정도로 독실한 신자 가정이었다. 손 주교의 아버지 고 손광호(마태오) 전 연천공소 회장은 아들이 말을 시작했을 때부터 기도를 가르쳤다. 3남 2녀 중 막내였던 손 주교는 귀여움도 독차지했다. 이런 독실한 집안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성소를 키워나갔다. 가정의 기도와 굳은 성소로 손 주교는 1975년 가톨릭대 신학부(가톨릭대 신학대학)에 입학했고 1986년 사제품을 받았다.

손 주교는 뛰어난 학덕을 지닌 신학자로, 사제와 평신도 교육 및 양성에 힘썼다. 1982년부터 4년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에서 공부하며 교의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92년에는 같은 대학에서 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가톨릭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1994년부터 20여 년간 가톨릭대 교수로 일하며 수많은 신학생을 가르쳤다. 당시 신학교 제자들은 “늘 신학생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셨고,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하면 기억하셨다가 꼭 챙겨주셨다”면서 “사제가 걸어가야 할 고독의 길, 하느님만을 바라보는 사랑의 삶을 배웠다”고 회고한다. 대학원 시절 2년 여간 손 주교로부터 성사론과 삼위일체론을 수강한 김영주(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수녀는 “손 주교님의 강의는 재미있으면서도 핵심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강의로 유명했다”면서 “덕분에 신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손희송 주교가 2021년 2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혁신·창업 센터인 ‘겨자씨키움센터’ 축복식에서 성수를 뿌리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하느님 사랑 안에서 ‘함께 소중한 우리’

손 주교는 2015년 7월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됐다. 이후 교구 총대리로서 교구장을 보좌했고, (재)바보의나눔 이사장과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재단법인 가톨릭평화방송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교구와 교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교회 내실을 기하면서 동시에 교회가 해야 할 교육·의료·복음화 사업 등의 책임을 맡아 운영한 것이다.

이처럼 교구장을 보좌하며 교구의 굵직한 사목을 수행하면서도 손 주교가 가장 강조했던 점은 ‘신앙’이었다. 2015년 9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로 취임한 이후 ‘함께 소중한 우리’를 경영 방침으로 내세운 배경에도 신앙이 있다. “하느님 사랑 안에서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은 나와 똑같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손 주교가 입버릇처럼 “먼저 나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함께 일하는 동료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 역시 ‘함께 소중한 우리’ 정신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손 주교가 상임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계성고등학교 길음동 이전(2016년 3월), 은평성모병원 개원(2019년 5월), 겨자씨키움센터 출범(2021년 2월), 옴니버스 파크 개관(2022년 5월) 등 확장과 변화의 시기를 거쳤다. 손 주교는 의정부교구장 임명 발표 후 15일 인터뷰에서 “병원과 대학교, 중고등학교 운영을 어떻게 다했나 생각이 드는데, 이때 조직 운영에 대해 배웠고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일보다 사람이 중요함을 더욱 깊이 깨달았다”고 전했다.
 

손희송 주교가 2017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 8주기 미사에서 ‘0216 이음’ 프로젝트 후원금 액수가 적힌 패널을 들어보이고 있다. 바보의나눔 제공


나눔 정신 실천·가톨릭 언론 정체성 확립

손희송 주교는 (재)바보의나눔 제3대 이사장으로서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 정신 실천에도 앞장섰다. 특히 손 주교는 “김 추기경님이 말씀하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은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과 사랑이 모여야만 만들 수 있는 세상”이라며 기부 문화 확산에 온 힘을 쏟았다. △복지 사각지대 여성가장 △중증·희귀난치성 질환 환아 및 가족 △저소득 및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저소득 홀몸노인 △자립준비청년 및 가족돌봄청년 등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 발굴에 바보의나눔이 헌신한 것도 교회의 나눔 문화 확산을 주문한 손 주교의 지원에 힘입은 결과다. 이같은 나눔의 결과로 바보의나눔 정기기부자 수는 2016년 1만 702명에서 2023년 1만 9756명으로 증가했고, 바보의나눔은 2018년 이후 해마다 100억 원 이상을 모금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손 주교는 나눔에 적극 동참하는 평신도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손 주교는 기자회견에서 “바보의나눔 사목 경험을 바탕으로 기부 문화를 깊이 이해하게 된 것은 물론 숨어있는 천사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알게 됐다”고 했다.

손 주교는 ‘탈신앙의 시대’ 속에서 신앙인들이 더욱 분명히 자기 정체성을 드러낼 것을 꾸준히 강조했다. 손 주교가 2016년 6월 재단법인 평화방송(현 재단법인 가톨릭평화방송) 제5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 역시 가톨릭 언론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새 CI(Corporate Identity) 선포였다. 손 주교는 교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미와 짜릿한 맛을 선호하는 세상 속에서 교계 언론이 진짜 말, 내 마음을 울려주는 말을 전해야 한다”면서 “세상을 따라가기보다는 교회다운 언론으로서 사람들이 느끼기에 진정성 있고 잔잔한 감동을 전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세상 복음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을 당부했다.
 

손희송 주교가 2017년 중증·희귀난치성 환아와 가족을 돕기 위한 ‘7전8기 가족의 기적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할 응원문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바보의나눔 제공


평신도 아끼고 교리·신학 서적 20여 권 저술

손 주교는 평신도들을 아꼈다. 늘 “신자들이 신앙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 주교는 2023년 8월 가톨릭경제인회 조찬 간담회에서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을 보면 많은 의문이 드는데, 그 시스템과 구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교회의 주된 사목이 돼야 한다”고 했다. 손 주교는 15일 인터뷰에서도 “지금 시대에는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평신도가 필요하다”며 “교회 역시 신앙에 바탕을 둔 평신도 양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또 손 주교는 교구 순교자현양위원장을 지낸 소회를 전하며 “성지가 신자들의 성체 신심을 돈독히 해 신앙을 향한 교회 구성원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손 주교는 교리와 신학을 쉽고 친근하게 풀이하는 ‘주님의 저술가’로도 유명하다. 손 주교는 사제 시절 「열려라 7성사」(1997), 「신비를 만나는 사람들」(2000),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2011), 「일곱 성사」(2015) 등을 펴냈고, 주교가 된 후엔 「사계절의 신앙」(2017), 「겨자씨 자라나서 큰 나무 되듯이」(2022) 등을 펴내는 등 지금까지 20권이 넘는 책을 출간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
도재진·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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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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