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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93) 루카 복음 ⑮ 유다인과 이민족을 상징하는 두 채무자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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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더러운 입술이 그분 발에 입을 맞추고 거룩해졌다면, 순결한 입술이 그분 입에 입을 맞추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죄 많은 여인은 자신의 입맞춤으로, 그녀에게 죄의 용서를 갖다 주러 온 발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의사이신 분의 발을 향유로 위로해 드렸고, 주님께서는 그녀의 고통을 깨끗이 낫게 해 주셨습니다. 굶주린 이들을 배불리 먹이시는 그분께서는 배를 채우려고 초대에 응하신 것이 아닙니다. 죄인들을 의롭게 만드시는 그분께서 죄 많은 여인의 회개를 위하여 당신 스스로 오셨던 것입니다(시리아인 에프렘, 『우리 주님에 관한 설교』, 13-19).

【성경본문 : 루카 7, 41-43】

“…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시몬이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유다인과 이민족을 나타내는 두 채무자

암브로시우스는, 유다인과 이민족을 나타내는 두 채무자의 비유에서 사랑 문제가 처음으로 거론된다고 설명합니다.

두 채무자는 하늘의 채권자에게 빚을 진 유다 민족과 이민족을 가리킵니다. … 우리가 이 채권자에게 빚진 것은 물질의 부(富)가 아니라 덕행의 부요함입니다. 진중함, 의로움을 닮은 모습, 고백의 음성 같은 것이 이 부요함을 결정합니다. 내가 받은 것을 지금 지니고 있지 않다면 나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사람은 애써 노력해야만 하늘의 채권자에게 진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습니다. “제 빚을 탕감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지 않는 자는 불행합니다. 채무자인 우리가 애써 노력해야만 빚을 탕감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주님께서 모르셨다면, 죄의 용서를 위해 기도하라고(루카 11,4 참조) 가르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 그분께서 몸으로 겪으신 매질과 십자가와 죽음과 매장에 대하여 우리가 하느님께 갚아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지 않았다면 나는 불행합니다! 감히 말하건대, 베드로는 되갚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사랑했습니다. 바오로는 되갚지 못했습니다. 죽음을 죽음으로 갚기는 했지만 다른 빚은 갚지 못했습니다. 너무 많은 빚을 졌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분께 무엇을 드린 적이 있어 그분의 보답을 받을 일이 있겠습니까?”(로마 11,35). 바오로가 이렇게 말한 것은 주님께 되갚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십자가를 십자가로, 죽음을 죽음으로 갚는다 해도, 그분으로부터, 그분에게, 그분 안에서 받은 모든 것을 어떻게 갚겠습니까?(로마 11,36 참조). 우리의 빚은 사랑으로, 받은바 선물은 자선으로, 부요함을 은혜로 갚아드립시다. 많이 받은 자는 많이 사랑합니다(암브로시우스, 『루카 복음 해설』, 6,24.26).

시몬을 이해시키고자 비유를 들려주시다

시리아인 에프렘은,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화해의 행위로 시몬에게 들려주신다고 설명합니다. 여인이 의사이신 예수님께 받은 죄의 용서는,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일으키신 치유의 기적들과 동일한 치유의 기적입니다. 시몬은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이루신 기적들을 보고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했던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화살 같은 말씀을 마련하셨습니다. 화살촉에는 달래는 말(言)을 달고 몸체에는 사랑의 기름을 발라 부드럽게 하셨습니다. 갈등에 휩싸인 사람에게 그 화살을 쏘시자마자 갈등이 화해로 바뀌었습니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속으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던 시몬이 곧바로 대답합니다. “스승님, 말씀하십시오” (계속) (시리아인 에프렘, 『우리 주님에 관한 설교』, 24,2).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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