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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768) 주님 홀로 이루셨네! / 장재봉 신부

예수 부활 대축일(요한 20,1-9) 주님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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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늘에서 바라보는 땅의 모습이 눈 시리게 아름다우리라 싶습니다. 세상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빛의 사람으로 부활하여 빛나고 있으니 그 광경이 얼마나 찬란할까요. 진심으로 우리 모두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오늘 복음은 주님의 제자 중의 어느 누구도 예수님께서 부활하실 줄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합니다. 이 때문에 후대의 우리들이 “어찌 삼 년 동안이나 함께 지냈으면서 그럴 수가 있느냐?”고 힐책할 빌미가 될 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건지, 그들의 마음이 ‘콩밭’에 있었던 증거라며 쑥덕댈 줄을 예상치 못했는지……. 이왕이면 ‘좀 그럴듯한’ 표현으로 감싸주지 않고 무참하게 제자들의 체면을 깎아 내리다니, 야속타 싶습니다. 그런데 잘 따져보면 그들의 무지야말로 예수 부활사건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하느님의 선물임을 명확히 드러내는 증거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라는 말씀은 그들이 주님의 부활이 성경에 예언된 사실조차 헤아리지 못했던 것을 알려 주는데요. 부활하신 그분께서 수차례 나타나 보이시며 확신을 준 이후에 완전히 변화된 그들의 삶을 생각할 때에 그날, 제자들의 무지야말로 가장 확실한 부활의 증거가 된다는 뜻입니다. 솔직히 제자들의 믿음은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나는 사흘만에 되살아날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에 촉각이 곤두섰던 모습에 비할 때, 참으로 엉성합니다. 그들이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 갈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발상을 하며 주님의 무덤에 경비병을 세워 사흘을 철저히 감시했던 일에 비하면 정말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마태 27,63 이하 참조). 이 때문에 더욱 그들이 무덤에 달려가 황망해하는 모습이야말로 “아직 깨닫지 못하고” 어리둥절하여 쩔쩔매던 모습이야말로 부활이 완전한 하느님의 작업임을 방증하는 것이라 싶습니다.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 갔다”고 소문을 내며 꼼수를 부렸던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을 무색하게 하는 ‘진리의 승리’라 믿어 의심치 않게 됩니다.

그때까지 성경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던 제자들의 아둔함까지도 당신의 뜻과 사랑의 증거 자료로 사용하시는 주님의 지혜에 탄복할 뿐입니다. 참으로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며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기에 당신께서는 모두 소중히 여기시는”(지혜 11,26) 그분 사랑의 성심을 찬미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오늘 복음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성경말씀에 깨어 있으라는 권고를 들어야 할 것이라 싶습니다. 말씀에 무지할 때, 그분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여 오류를 범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성경말씀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오해하여’ 서로를 아프게 하는 상황은 지금 교회 안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재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어려운 일이 닥치면 대번에 “왜?”라고 따지다 실망하여 마음이 무너지고 믿음마저 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은 모두 부활의 축복을 누리는 그리스도인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으며 믿음의 모습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모두가 그분의 말씀을 “보기는 하였으나” 이해하지 못하고 버벅거리는 딱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온 인류에게 약속된 생명과 사랑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부활이 하느님께서 주신 공짜선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부활의 증인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향해 “얼마나 적은 노력을 기울여 큰 안식을 얻게 되었는지”(집회 51,27)를 과감히 선포합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의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긍정하며 감사하는 능력의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두루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쏟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부활의 삶을 살아내는 일에 부족함이 없도록 성경에 삶의 매뉴얼(manual)을 빼곡히 기록해 주셨습니다. 그날 주님의 제자들처럼 두려움과 슬픔이 기쁨과 즐거움으로 변화시켜 살아가는 비결을 상세히 밝혀 놓으셨습니다. 우리 모두 ‘이제는’ 성경말씀을 깨달아 실천하는 참 부활인으로 우뚝하기를 소원합니다. 그분께 칭찬 듣는 축복의 사람이기를 진심으로 축원해드립니다.


장재봉 신부 (부산교구 활천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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