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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 궁금증] 94.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장자권은 어떤 것인가

아버지 권한ㆍ재산 물려받고 계보 잇는 맏아들… 하느님의 진정한 장자는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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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얀 빅토르스, `아들 요셉을 축복하는 야곱`, 1635년께, 캔버스에 유채,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술관.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장자권`은 말 그대로 장자의 신분과 위치와 권리를 말한다.

 유다인들에게 장자는 `제일 먼저 어머니의 자궁을 연 자`라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유다인 문화 속의 장자는 가족과 종족의 범위 안에서 일정한 우선적 지위와 존귀함, 신성함과 권위, 주권과 책임, 그리고 계승권을 지닐 수 있었다. 그래서 보통 장자권은 아버지의 권한을 그대로 물려받게 되고 혈통적으로 아버지의 계보를 잇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주도권을 이어받아 가문의 대소사를 처리할 권한을 갖는다. 또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아버지의 재산을 다른 형제들에 비해 두 배 상속받는다고 법을 정했다. "미움 받는 여자의 아들을 맏아들로 인정하여 그에게 자기의 모든 재산에서 두 몫을 주어야 한다. 그 아들이 자기 정력의 맏물이며 그에게 맏아들의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신명 21,17).

 장자는 또한 아버지의 축복권을 이어받는다. 아버지에게 축복을 받을 권리가 있고 아들에게 언약의 축복을 할 권리가 있다. 성경에서 보면 맏아들의 권리 중에 부모가 죽기 전에 하느님으로 오는 축복을 특별히 받도록 돼 있다(창세 27,27-29).

 그런데 아브라함과 이사악으로 이어지는 이 장자권은 단순히 자손을 잇고 재산을 물려받으며 축복을 해주는 권한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하느님의 구원사업에서 주역이 되는 특권이었다.

 성경에서 장자권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은 이사악의 아들 야곱이다. 차남으로 태어난 야곱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장자권을 차지하고자 했다. 형 에사우는 사냥을 하고 돌아왔을 때 배가 너무 고팠다. 야곱은 이 기회를 포착해서 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넘겨받았다(창세 25,29-34). 이처럼 장자권은 에사우의 경우와 같이 팔아넘길 수도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이스라엘의 맏아들 르우벤처럼 장자권을 박탈당할 수도 있었다. 르우벤은 아버지의 소실 빌하와 동침해 스스로 장자권을 잃어버렸다. "이스라엘의 맏아들 르우벤의 자손들은 이러하다. 르우벤은 맏아들이면서도 아버지의 잠자리를 더럽혔기 때문에, 그의 맏아들 권리가 이스라엘의 아들 요셉의 아들들에게 넘어가고, 족보에 맏아들로 오르지 못하였다"(1역대 5,1).

 성경에서 `장자`라는 단어는 상징적으로 우선권이나 지상권을 의미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구약의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맏아들`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면 너는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하고, 파라오에게 말하여라. `이스라엘은 나의 맏아들이다`"(탈출 4,22). 장자가 특별한 우선권을 소유한 것과 같이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보다 우선적인 권리를 부여받았던 것이다.

 신약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하느님 아버지의 `맏아들`로 언급된다(로마 8,29). 특별히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최초의 분`이라고 고백함으로써 그리스도야말로 부활의 첫 열매임을 증언하고 있다. "그분은 또한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그분은 시작이시며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맏이이십니다. 그리하여 만물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십니다"(콜로 1,18).

 하느님의 진정한 장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인 셈이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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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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