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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 궁금증] 95. 성경에서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말의 의미는?

돈과 재물만을 탐하는 인간의 욕심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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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렘브란트, `돌아온 탕자`, 1669년, 캔버스에 유채, 러시아 뻬제르부르크 에르메타쥬미술관.
 
 
  성경은 돈과 재물에 대한 무분별한 애착과 사랑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고 성경은 돈과 재물 자체가 문제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분수를 지키지 못하는 인간의 욕심이 잘못이라고 경계한다. 성경에서는 돈과 재물만을 탐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불의와 파멸에 이르게 됨을 지적한다. "황금을 좋아하는 자는 의롭게 되지 못하고 돈을 밝히는 자는 돈 때문에 그릇된 길로 들어서리라"(집회 31,5).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부자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설교하셨다. 이 말은 열심히 일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게 충격적이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 25). 바늘구멍은 가장 작은 구멍으로 간주된다. 더구나 낙타는 보통 큰 몸집이 아니다. 그러니 그런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한다는 것은 결국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돈 많은 부자는 구원을 받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은 무리건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말인가? 논쟁과 토론이 많았으리라 추측된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비유 말씀을 듣고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하고 수군거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27). 예수님의 말씀을 액면 그대로 보면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예수님은 비유적으로 강조하신 것이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 따라서 사람이 자기 재물을 내놓거나 나누어주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이 자기 물질을 내놓고 나누어 쓰기도 했다. 이것은 바로 재물의 주권이 하느님에게 있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즉 자기의 모든 것이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는 하느님의 주권을 인정할 때 다른 사람에게 자기 재물을 나누어줄 수 있다.

 이 하늘나라와 부자에 대한 비유는 결코 부자에 대한 비난이나 단죄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구원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강조하셨다. 즉, 하느님께서는 "스스로는 구원될 수 없는 사람"을 구원으로 데려가실 수 있는 분이시다. 하느님 나라는 오로지 하느님께만 모든 희망을 걸고 온 힘을 다해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가장 큰 유혹은 역시 재물에 대한 것이다.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가지 악의 뿌리라고 한다. 더욱이 예수님은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재물이나 돈의 유혹은 인간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죄악도 대부분 재물에 대한 욕심과 관련이 많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 재물에 대한 유혹을 극복할 것을 강조하려는 뜻에서 부와 바늘귀의 비유를 말씀하셨을 것이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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