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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도시]<2>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땅 하란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는 중간 정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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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터키령에 속한 하란의 전통가옥과 유적들. 평화신문 자료사진
 
 
아브라함이 고향 칼데아 우르를 떠나 다음에 정착한 곳이 바로 하란이라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 부름 받은 땅 하란. 그 역사의 현장으로 떠나보자. 지금의 하란은 어디이고 어떤 모습일까?

 하란은 아브라함의 부친 테라가 가족과 함께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기 위해 머물렀던 곳이다. 아브라함의 아버지 테라는 하란에서 죽었고 그곳에 묻혔다(창세 11,32). 이후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너에게 축복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리겠다.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그때 아브람은 하느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 그의 나이는 일흔다섯 살이었다. 그는 아내와 조카 롯과, 자기가 모은 재물과 하란에서 얻은 사람들을 데리고 가나안 땅을 향하여 길을 나서, 마침내 가나안 땅에 이르렀다"(창세 12,1-5).

 한편 아브라함의 동생 `나호르`는 이 여정에 동참하지 않고 하란을 떠나지 않았던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훗날 나호르의 손녀 레베카는 아브라함의 외아들 이사악의 아내가 되는 장면이다.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브라함의 아우 나호르의 아내인 밀카의 아들 브투엘에게서 태어난 레베카가 어깨에 물동이를 메고 나왔다"(창세 24,15).

 하란은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 부르심을 받은 중요한 땅이다(창세 11,31-32). 하란은 어떤 곳이었을까? 하란은 우리말로 `길목`이란 뜻이다. 교통의 요지란 의미다. 지금은 터키 동남부 아나톨리아 지역의 산르 우파르에서 남쪽으로 약 40㎞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옛날에는 고대 상업의 중심지이고 과거 교통의 요지에 자리 잡은 상업과 대상들의 중심지였다.

 "스바와 라마 상인들도 너와 장사를 하여, 온갖 최고급 향료와 보석과 금을 주고 너의 상품을 가져갔다. 하란과 칸네와 에덴, 그리고 스바의 상인들과 아시리아와 킬맛도 너와 장사를 하였는데, 그들은 화려한 의복, 수놓은 자주색 옷, 여러 색으로 짠 융단, 단단히 꼰 밧줄을 너의 시장으로 가져와서 너와 장사를 하였다"(에제 27,22-24).

 하란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중해 쪽으로 나가는 중간도시였으며 통상로가 교차하는 곳이었다. 따라서 예전에는 상업적 도시로 상당히 번성했다고 한다. 하란은 이른바 비옥한 반달형 지역의 북방 가장자리에 위치해 먼 옛날부터 이곳 정착민은 시리아 사막의 유목민으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을 받았으며, 이곳 메소포타미아의 지배권을 두고 히타이트 제국과 아시리아 제국, 헬라와 페르시아 제국, 로마제국과 페르시아 제국 사이에 끊임없이 패권을 다투던 곳이다.

 하란은 13세기 몽골의 침입 이후로 폐허가 됐다. 지금도 마을 곳곳에는 하란의 역사를 보여주는 성채와 집터만이 오랜 시간을 견디며 남아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관광 수입과 농업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흙으로 빚은 고깔머리 형태의 집들이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통 가옥은 세모 형태로 뾰족하게 생긴 흙집이고, 지붕 끝에는 환풍구 역할을 하는 구멍이 있어 더운 공기를 조절한다고 한다. 아브라함의 가족이 칼데아의 우르를 떠나 머물렀기 때문에 성경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곳, 이곳이 바로 하란이다. 터키 성지 순례 중 한 번은 들러볼 만한 곳이다.

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수석비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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