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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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데레사의 가르침에 따른 영성생활] 5. 성녀 데레사의 「자서전」

하느님 자비와 사랑으로 이끄는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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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녀 데레사의 「자서전」 원본이 보관돼 있는 스페인의 에스코리알 왕궁.

 「자서전」 : 하느님 자비에 관한 책

 성녀 데레사의 영성을 이해하고 이를 우리의 삶 속에 적용함에 있어 기초 자료가 되는 것은 성녀가 우리에게 남겨준 영성 작품들입니다. 그 가운데 주요 작품으로 손꼽히는 「자서전」, 「완덕의 길」, 「영혼의 성」, 「서간집」에는 성녀의 영적 가르침을 구성하는 핵심 주제들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500년의 세월을 거리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성녀 데레사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해주는 작품으로 우리는 무엇보다 성녀가 자신의 삶에 대해 쓴 일종의 `고백록`인 「자서전」을 들 수 있습니다. 본래 이 작품은 성녀 데레사가 그간 자신이 받은 하느님에 대한 깊은 신비체험을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지 몰라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자신을 지도했던 여러 사제들에게 자기 영혼의 사정을 내어 보임으로써, 그것이 하느님의 은총에서 온 것인지의 여부를 확인받기 위해 작성한 일종의 영적 보고서를 모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작품의 초고는 대략 1560년에서 1562년 사이에 아빌라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당시 성녀의 영적 지도신부들 가운데 특히 예수회원들(세티나의 디에고 신부)과 도미니코 회원들(베드로 이바녜스 신부, 톨레도의 가르시아 신부)은 성녀가 쓴 이 글에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 전혀 없으며 영성생활에 유익한 많은 주제들을 담고 있다며 성녀를 격려하면서 원고를 좀 더 보완하도록 조언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성녀는 영적 지도신부들에게 순명하는 마음으로 원고를 보완해서 현재 우리가 보는 「자서전」을 1565년에 완성했습니다. 본래 작품의 원본에는 제목이 붙어 있지 않았고, 이 작품을 비롯해 성녀 데레사의 주요 작품을 정리해서 처음으로 출판한 아우구스티노회 소속 레온의 루이스 신부는 출판을 위해 이 작품에 「사모(師母), 예수의 데레사의 자서전과 하느님께서 그분에게 베풀어주신 몇 가지 은혜들, 그분에 의해 직접 쓰였으며, 그분을 지도했던 고해사제에게 보낸 것」이란 다소 긴 제목을 붙인 바 있습니다. 성녀 데레사는 생의 말년에 이르러 이 원고를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글」로 부르길 원했다고 합니다.
 

 성녀가 「자서전」을 쓰게 된 동기

 성녀 데레사가 이 책을 쓰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1) 성녀는 그간 자신이 받았던 하느님에 대한 신비체험을 정리하면서 하느님이 자신에게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지 알고 싶었고 또 그것을 교회 학자들로부터 검증받고 싶었습니다.

 2) 성녀는 이러한 체험을 통해 알게 된 하느님의 자비로운 모습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 역시 자비의 하느님을 사랑하길 원했습니다.

 3) 성녀는 이러한 자신의 하느님 체험을 비롯해 자신이 걸어온 영적 여정을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함으로써 그들 역시 보다 깊이 하느님을 만나고 영적으로 성장하길 원했습니다.

 4) 성녀는 자신의 하느님 체험을 전함으로써, 당시 사람들 사이에 팽배해 있던 심판관으로서의 무시무시한 하느님의 이미지를 일신(一新)하고자 했습니다.


▲ 성녀 데레사의 「자서전」.
 「자서전」의 내용

 성녀 데레사의 「자서전」은 전체가 40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음과 같이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1) 1~10장 : 이 부분에서 성녀는 진리를 찾고자 했던 자신의 유년기와 사춘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복지를 향해 사막에서 여행하는 가운데 하느님을 알아가는 여정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2) 11~22장 : 성녀는 이 부분에서 자신이 오랜 세월 실천해왔던 기도에 대해 가르치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역시 참된 기도의 여정에 참여하도록 초대했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성녀는 기도의 초보 단계부터 초자연적인 관상 기도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 성녀는 정원에 물을 주는 4가지 방식에 대한 비유를 소개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은총이 어떻게 기도를 통해 인간 안에 작용하는지 가르쳤습니다.

 3) 23~31장 : 성녀는 이 부분에서 기도를 통해 변화된 사람이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여기서 성녀는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삶과 이를 위해 자신이 했던 이탈의 노력 등을 소개하며 보다 높은 완덕의 절정을 향해 자신을 이끄는 하느님 사랑의 체험에 대해 전해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하느님을 향한 `거룩한 열정`을 갖도록 독려했습니다.

 4) 32~40장 : 성녀는 이 부분을 통해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신비적인 은총은 자신이 아닌 교회 공동체 전체의 유익을 위한 것이라 고백합니다. 그리고 교회의 유익을 위해 엄격한 봉쇄와 고행을 통해 철저히 복음을 살아가는 첫 번째 맨발 가르멜 수녀원의 창립 과정에 대해 전했습니다.

 
 `영성`은 하느님의 관점에서 삶을 재해석하는 것

 마지막으로 성녀 데레사의 「자서전」을 묵상하면서 이 기회에 여러분 역시 여러분의 삶의 역사 안에 발자취를 남기신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묵상하도록 초대하고자 합니다. 성녀 데레사가 밝혔듯이, 「자서전」은 성녀가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는 가운데 삶의 여정 속에 역사하신 숨어 있는 하느님의 자비와 섭리를 읽으며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일찍이 2세기께 활동했던 교부 성 이레네오는 역사의 마지막에 그리스도를 머리로 해서 온 우주 만물이 하나로 수렴된다는 `수렴(收斂, recapi tulatio)` 사상을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수렴은 비단 전 우주적인 차원에서 일어날 미래적 사건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 이 순간 우리가 살아온 삶의 역사를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재해석하고 바라보는가에 따라 지금 새롭게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구원 사건이기도 합니다. `영성`은 우리 삶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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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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