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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도시]<12> 만나와 메추라기의 기적 내린 신 광야

배고픈 백성을 저버리지 않으신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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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림에서 시나이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신 광야. 리길재 기자

이스라엘 공동체는 신 광야에 이르렀다. 신 광야는 엘림과 시나이 사이에 있다. 성경은 신 광야에 이른 때가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가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둘째 달 보름이 되는 날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는 엘림을 떠나, 엘림과 시나이 사이에 있는 신 광야에 이르렀다. 그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둘째 달 보름이 되는 날이었다"(탈출 16,1).

 이집트를 탈출한 지 한참이 지나 굶주린 지 오래된 이스라엘 백성은 또다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노예생활을 했던 이집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이들에게 이스라엘 자손들이 말하였다. `아, 우리가 고기 냄비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죽었더라면! 그런데 당신들은 이 무리를 모조리 굶겨 죽이려고,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왔소?"(탈출 16,3).

 이때 하느님은 모세에게 양식을 내려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날 저녁에 메추라기 떼가 날아와 진영을 덮었다. 그리고 아침에는 진영 둘레에 이슬이 내렸다. 이슬이 걷힌 뒤에 보니, 잘기가 땅에 내린 서리처럼 잔 알갱이들이 광야 위에 깔려 있는 것이었다"(탈출 16,13-14).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 위에 깔려 있는 만나를 보고 이것이 무엇인지 몰라 서로 물었다. 모세는 그들에게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라고 설명했다(탈출 16,15).

 만나는 사막에서 자라는 나무나 관목의 잎사귀에 맺히는 이슬 모양의 형성물로 추측되는데,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비교적 단단하게 굳어지며 맛이 꽤 단 편이다. 성경에 의하면 만나는 빵이 아니라 고수풀 씨앗처럼 하얗고 맛은 꿀 섞은 과자 같고(탈출 16,31), 기름과자 같았다고 한다(민수 11,8). 만나는 태양이 떠오르기 전 이른 아침에 광야의 모래 위에 흰 서리처럼 내렸지만(탈출 16,14 참조), 이내 `햇볕에 녹아 버렸기 때문에`(탈출 16,21) 이스라엘 백성은 이른 아침에 이를 거둬들였다. 안식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이스라엘 백성은 이 만나를 모아 식량으로 삼았으며, 안식일 전날은 안식일을 위해 조금 더 모았다고 한다.
 이집트를 떠난 이스라엘 백성이 식량 부족으로 불만을 터뜨렸을 때 메추라기 역시 만나와 함께 기적의 음식이 됐다. "그때 주님에게서 바람이 일어나, 바다 쪽에서 메추라기를 몰아다가 진영을 돌아가며 진영 이쪽과 저쪽으로 하룻길 되는 너비로 떨어뜨려, 땅 위에 두 암마가량 쌓이게 하였다"(민수 11,31).

 시나이 반도는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를 오가는 철새들의 통로다. 지금도 봄, 가을이 되면 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를 볼 수 있다. 이스라엘 공동체는 이를 통해 신 광야에서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돌보고 계심을 체험한 것이다.

 만나와 메추라기는 이집트를 탈출했던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먹어야 했던 양식이었다. 주님께서 내리신 양식은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험난한 상황 속에서도 때에 따라 필요를 채워주시고, 선택한 백성을 끝까지 돌봐 주시는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된다. 신 광야는 이런 의미에서 이스라엘 공동체를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역할을 한 장소라 할 수 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가톨릭평화신문  201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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