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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 동식물] 88 - 정결예식에 사용한 우슬초

참회와 겸손과 세례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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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우슬초로 제 죄를 없애 주소서. 제가 깨끗해지리이다. 저를 씻어 주소서. 눈보다 더 희어지리이다"(시편 51,9).
 성경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정결을 기원하는 의식에 `우슬초`를 사용했다고 전한다. 우슬초는 참회와 겸손, 세례를 상징한다. 우슬초 묶음으로 동물의 피를 발라 정결예식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열 번째 재앙을 피하기 위해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를 때 우슬초 다발을 붓처럼 썼다(탈출 12,22). 악성 피부병 환자 정결례(레위 14,4-7)와 곰팡이가 생긴 집을 정화하는 예식(레위 14,49-52)에도 사용됐다. 이때는 다발로 묶어 피나 물을 뿌렸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 "목마르다"고 말씀하시자 사람들은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 "다 이루어졌다" 하시고 숨을 거두신다(요한 19,29).
 히브리어 성경에 나오는 `에조브`가 우리말 성경에는 `우슬초`로 번역됐다. 에조브는 본래 성벽의 돌 틈에서도 자랄 정도로 흔하고 다발로 묶어 쓰기에 적당하고, 정화 예식에 사용될 정도로 강한 향이나는 식물이라고 짐작된다.
 식물학자들은 이러한 특징을 지닌 식물로 마조람(Majorana syriaca)을 꼽는다. 마조람은 지중해 연안,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 건조한 지역의 돌 틈에서 자란다. 오레가노(Origanum vulgare L)에 속하는 마조람은 대개 45cm~1m 높이로 자라며 꽃박하라 불릴 정도로 향기가 짙다.
 마조람은 작고 하얀 꽃을 피우며 줄기는 잔털로 덮여 있어 물이나 피를 머금을 수 있다. 때문에 붓이나 스펀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지금도 과월절 예식때 마조람을 사용해 피를 뿌린다.
 그리스어역 성서를 지을 때, 발음의 유사성 때문인지 에조브는 히솝으로 옮겨졌다. 본래 히솝(Hysspus officinalis L)은 허브의 한 종류로,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중앙아시아와 남유럽이 원산지이다. 키는 50cm 정도로 자라고 꽃은 청자색ㆍ분홍색ㆍ빨간색ㆍ흰색으로 다양하며 6~9월에 핀다.
 히솝의 꽃잎과 잎은 차로 마시거나 음식을 만들 때 향신료로 널리 사용했다. 또한 꿀에 재어놓았다가 코ㆍ목ㆍ폐 등의 질환에 민간 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말 성경에서는 이 히솝의 풀 마디가 소의 무릎마디처럼 굵다고 해서 우슬초라 옮겼다. 그러나 적절한 번역은 아니다.
 쇠무릎이라고도 하는 우슬초는 비름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풀로 향기가 없고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아시아에 분포한다.
 에조브처럼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기는 하지만 우슬초와 에조브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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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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