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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의 동,식물] 88- 초대교회 믿음의 상징 물고기

구약에서 인간을 물고기에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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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티브가의 `빵과 물고기 기적성당` 내 제대모자이크.
 


북아메리카 북서해안에 사는 인디언의 여러 부족은 연어의 큰 떼는 바다 저편에 사는 사람들이 연어로 모습을 바꾸어 해마다 정해진 계절에 행운을 가져오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들은 해마다 가장 먼저 강을 거슬러 올라온 연어를 극진히 대접하여 재회를 축하하며 풍어를 기원하는 의례를 올린다.
 고대 바빌론에는 지혜의 신이 천지창조 일년후에 물고기 모습으로 육지에 와서 인간에게 밭을 가는 지식을 가르치고 학문의 기초를 가르쳤다는 전설이 있다. 인도 신화에서도 신이 물고기로 변신하여 인류의 시조를 홍수에서 구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처럼 물고기는 신화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사람들과 친숙하다.
 이스라엘의 갈릴래아 호수 주변 식당의 인기 메뉴는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르는 요리이다. 커다란 생선이 통째로 튀겨져 접시에 담겨져 나와 사람들의 입맛을 돋군다. 이 물고기를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르는 데는 성경 배경이 있는 것 같다. 성경에는 물고기가 자주 등장한다.
 물론 성경에 나오는 물고기가 어떤 종류인지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는다. "모세와 아론은 주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하였다. 그가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 앞에서 지팡이를 들어 나일 강 물을 쳤다. 그러자 나일 강 물이 모두 피로 변하였다. 강에 있는 물고기들은 죽고 강은 악취를 풍겨, 이집트인들이 강에서 물을 퍼 마실 수가 없었다. 이집트 온 땅에 피가 흥건하였다"(탈출 7, 20-21).
 예수님 시대, 민중의 평상 식사는 빵과 물고기였다. 예수님이 오천명의 군중에게 나누어준 것은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였다(마태 14, 15-21. 마르 6, 35-44. 루카 9, 12-17. 요한 6, 1-13). 예수님의 가르침 중에서도 물고기가 등장하기도 한다(루카 11, 11. 마태 7, 10).
 이 물고기라는 단어에는 예수님에 대한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신앙고백이 담겨 있다. 물고기란 뜻의 그리스어 `익투스`(ΙΧθΥΣ)는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고백의 의미를 가졌다. 왜냐면 공교롭게도 예수(Ιησoυs), 그리스도(Χριστοs), 하느님(θεοs), 아들(Υιοs), 구세주(Σωτηρ)의 첫 머리 글자만을 따서 모아보면 물고기라는 그리스어 `익투스`(ΙΧθΥΣ)라는 단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박해가 한창일 때 초대교회 신자들은 암호의 한 형태로서 물고기 그림을 그렸다. 한 사람이 물고기의 반을 그려 놓으면 다른 사람이 나머지 절반을 그려 넣음으로써 서로가 한 신앙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물고기 모양은 오늘날 십자가가 그리스도교의 상징인 것처럼 초대교회에서 믿음의 상징이 됐다.
 물고기가 그리스도교 신자의 상징이 된 것은 성경의 사건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구약성경은 인간을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비유하고 있다. 성소에서 흘러나오는 기적의 물에 의해 다시 소생하는 물고기는 생명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다(에제 47,9).
 예수님이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하시면서 사람을 물고기에 비유하기도 했다(마태 4,19).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아침식사로 만드신 숯불로 구운 물고기를 `수난의 그리스도`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초대 교회에서 물고기는 베드로의 상징이었으며 때로는 `세례`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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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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