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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3 - 제단

하느님과 계약을 맺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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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딕 양식 건축물인 노트르담대성당의 제단과 제대 모습.  사진제공=주호식 신부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 중에 천단(天壇)이 있다. 이곳은 명ㆍ청대에 황제가 하늘의 신에게 제사를 지낸 곳이라고 한다. 제단은 자연신이나 조상에게 제물을 바치거나 기도를 하기 위해 다른 곳과 구별해 신성화한 대(臺)를 말한다. 종교와 시대, 제사에 따라 제단의 형태가 다르다.
 원시 종교에서는 자연석, 돌이나 돌무더기, 흙 둔덕 등을 제단으로 사용했다. 본래 제단은 우주(세계)의 중심을 상징했고 제단에서는 위와 아래, 즉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우주축을 볼 수 있다.
 성경에서 최초로 언급되는 제단은 노아 시대의 홍수 사건 이후, 방주에서 나온 노아가 쌓은 제단이다. 여기서 제단은 희생제물을 바치는 장소의 의미이다.
 "노아는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들 가운데에서 번제물을 골라 그 제단 위에서 바쳤다"(창세 8,20). 그러나 이에 앞서 창세기 4장에 카인과 아벨이 하느님께 제물을 바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아 시대 이전에 이미 제단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창세 4,3-4).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에 도착했을 때,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축복을 약속하셨고 아브라함은 그곳에 제단을 쌓았다.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내가 이 땅을 너의 후손에게 주겠다.` 아브람은 자기에게 나타나신 주님을 위하여 그곳에 제단을 쌓았다"(창세 12,7).
 여기서 제단은 하느님의 부르심과 만남을 상징한다. 이처럼 성경의 제단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는 장소로서 중요하다. 하느님과 관계되었다는 점에서 제단은 전체와 완전함의 상징이었다. 제단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눈에 보이는 중심 장소가 되기도 했다.
 또한 구약에서 제단은 범죄자들이 도피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러나 악의로 흉계를 꾸며 이웃을 죽였을 경우에는 그가 제단을 붙잡았더라도 끌어내어 사형에 처했다(탈출 21,14).
 신약에서 제단은 그리스도의 신성한 식탁을 가리킨다. 신약에서도 제단은 제물을 드리는 장소였지만 제물은 구약 시대와는 완전히 달랐다. 예수님 자신이 속죄의 제물이 되셨기 때문이다.
 히브리서에서는 예수님이 제단과 동일시되고 있다. 그리고 속죄의 제물인 그리스도는 그 이전에 계속 반복하여 드리던 다른 제물들과 비교돼 나타난다(히브 13,10-12). 제단이요 동시에 제사장과 제물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성경에 나오는 제단과 관련된 모든 이미지를 하나로 일치시킨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계약의 상징이 된다.
 최후의 만찬 식탁을 모방한 제단은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부터 존재했고 주님의 식탁을 중심에 두고 예배를 드렸다. 제단의 상징적 의미는 신약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가톨릭 성당의 제단은 성당 전면에 설치돼 있고 그 중심에는 미사성제를 봉헌하는 제대가 있다. 제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제사, 즉 미사가 봉헌되는 곳이다.
 또한 최후의 만찬 때에 제자들과 음식을 나누신 식탁을 상징한다. 이처럼 제대는 성당의 중심이며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그래서 신자들은 성당에 들어오면 제대를 향하여 고개를 숙이는 예의를 갖춘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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