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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6 - 바위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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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프란치스코회의 갈바리아라고 불리는 라 베르나의 갈라진 바위 모습.
성 프란치스코가 그리스도 수난을 묵상하던 곳으로 기도 중에 바위가 갈라졌다는 전설이 있다.
 


아프리카 한 부족에게서 전해 내려오는, 급류를 건너는 비법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어깨에 무거운 바위돌을 지고 건너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바위 무게로 급류에 쉽게 떠내려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 바위는 생명을 지켜주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고대 세계에서 바위는 견고함을 상징하고 보호와 안전 등을 제공한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바위는 고정적인 것, 변하지 않는 것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또한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의 표상이기도 하다.
 옛날 사람들은 거대하고 괴이한 형태를 하고 있는 바위에게서 강렬한 인상을 받아 바위를 신처럼 숭배하기도 했다. 그런데 예배 대상은 바위 자체가 아니라 그 바위에서 생긴 신의 계시, 혹은 그곳에서 맺어진 신과의 계약이었다. 이처럼 고대 신화에서 바위는 신과 연관성을 갖는다.
 성경에 등장하는 바위의 이미지들은 사막이 그 배경이 된다. 광야 한가운데 바위는 더위에 지친 여행자나 군인들에게 활력을 제공한다.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신선한 그늘을 제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바위 사이에 샘물이 있어 갈증을 풀어 주기도 한다. " `이제 내가 저기 호렙의 바위 위에서 네 앞에 서 있겠다. 네가 그 바위를 치면 그곳에서 물이 터져 나와, 백성이 그것을 마시게 될 것이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하였다"(탈출 17,6).
 쫓기는 사람들이 바위틈에 몸을 피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들이 포위되어 위급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저마다 굴이나 덤불이나 바위틈, 또는 구덩이나 웅덩이를 찾아 몸을 숨겼다"(1사무 13,6). 다윗도 사울에게 쫓겨 도망자 신세가 됐을 때 안식처가 되신 하느님을 바위에 비유했다. "저의 하느님, 이 몸 피신하는 저의 바위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성채, 저의 피난처, 저를 구원하시는 분. 당신께서는 저를 폭력에서 구원하셨습니다"(2사무 22,3).
 이처럼 바위는 하느님을 상징한다. "그의 활은 든든히 버티고 그의 손과 팔은 날쌔었다. 이는 야곱의 장사의 손, 이스라엘의 목자요 바위이신 분의 이름 덕분이다"(창세 49,24). 구약에서 바위는 대부분 하느님과 연관되며 견고한 기초나 요새로서 또는 악인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신약에서 바위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모두 똑같은 영적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을 따라오는 영적 바위에서 솟는 물을 마셨는데, 그 바위가 곧 그리스도이셨습니다"(1코린 10,4). 예수님이 사도 베드로를 반석에 비유한데서 바위의 상징이 중요하게 나타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 이 말씀에 따라 베드로 사도는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상징이 됐다. 초대교회에서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사람을 바위(반석) 위에 지은 집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마태 7,24-25).
 암브로시오 성인은 바위에서 흘러나온 물이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를 상징한다고 했다. 로마 카타콤바의 벽화나 석관의 부조에서도 모세가 바위를 쳐서 물이 흘러나오게 하는 모습이 많이 그려져 있다. 중세 초기 미술에서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어린 양이 서있는 바위에서 샘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자주 그렸다. 우리도 바위처럼 단단한 그리스도 기초 위에 살아간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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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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