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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9 - 개구리

요한 묵시록에선 사탄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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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개구리의 눈은 고정되어 있어 움직이는 사물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발생 사흘 전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떼가 진앙지와 가까운 단무마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다. 두꺼비들이 지진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위험을 피하는 현상이었다는 추측도 있었다. 물론 두꺼비의 대규모 이동을 설명해줄 과학적 데이터는 없다. 그러나 예로부터 동물이 자연재해를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고 사람들은 믿어왔다.
 성경에 두꺼비에 대한 언급은 없다. 대신 두꺼비와 같은 개구리목[無尾目]에 속하는 양서류인 개구리에 대한 언급이 많다. `개구리가 얕게 월동하면 겨울이 따뜻하다`는 말이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개구리가 땅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않고 겨울을 난다는 것이다. 청개구리는 얇은 피부가 습도에 민감해 시끄럽게 울어대며 기후변화에 반응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청개구리를 천기(天氣)를 알리는 동물로 치는데 비 오는 것을 예지하는 능력이 25 이상이라고 한다. 개구리도 자연의 움직임을 예지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짐작할 수 있다.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피부다. 피부는 보호와 위장 기능뿐만 아니라 중요한 호흡기관이며 삼투조절기관이다. 양서류는 물을 먹지 않고 피부를 통해 흡수한다. 그래서 독소나 오염물질 같은 환경적 위험요소에 매우 민감하다고 한다. 개구리의 눈은 움직이지 않기에 움직이는 사물만 인식한다고 한다. 이것은 처음 들어간 빛은 개구리의 시세포를 자극해 인지되지만 계속 비춰지는 빛, 즉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구리는 코앞에 파리가 앉아 있어도 알아챌 수 없다.
 근동 지방에서 개구리는 다산과 재생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이집트에서는 개구리를 숭배했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개구리를 악한 세력으로 보았다. 구약성경에서 개구리는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하기 전에 하느님께서 이집트에 내리신 두번째 재앙으로 나온다. 나일강에서 개구리떼가 강을 나와 인가에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파라오에게 가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하고 말하여라. `나의 백성을 내보내어 나를 예배하게 하여라. 네가 만일 내보내기를 거부한다면, 나는 개구리 떼로 너의 온 영토를 치겠다. 그러면 나일 강에 개구리들이 우글거릴 것이다. 그것들은 올라와 네 궁궐과 침실로, 네 침상 위로, 네 신하들과 백성의 집으로, 네 화덕과 반죽 통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개구리들은 너에게, 네 백성에게, 너의 모든 신하들에게 뛰어오를 것이다`"(탈출 7,26-29).
 개구리가 강을 떠나 건조한 공기 속으로 나오자 몸이 말라붙어 죽게되고 악취가 진동하게 되었을 것이다. "주님께서는 모세가 청한 대로 해 주셨다. 개구리들이 집과 뜰과 들에서 죽어 갔다. 사람들이 그것들을 모아 무더기로 쌓아 놓으니, 땅이 악취를 풍겼다"(탈출 8,9-10).
 성경에서 개구리는 이처럼 하느님의 징벌로 나타난다 (시편 78, 44-45).
 요한 묵시록에서는 개구리가 사탄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그때에 나는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예언자의 입에서 개구리같이 생긴 더러운 영 셋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요한 묵시록 16,13).
 전래동화에서는 비오는 날이면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슬피우는 불효자 청개구리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가 오기 전에는 습기가 많아져서 개구리의 피부가 젖으므로 기분이 좋아져서 개굴개굴 운다고 한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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